대선 19일 만에… 文·尹 오늘 靑서 ‘지각 회동’

입력 2022-03-28 04:01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청와대에서 만찬 회동을 갖는다. 감사원 감사위원 인선 등 인사권 문제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에 합의하지 못해 지난 16일 예정됐던 오찬 회동을 전격 연기한 지 12일 만이다.

두 사람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로 이전하는 문제를 놓고도 갈등하며 신구 권력이 충돌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뒤늦게 만찬 회동에 합의하면서 대선이 치러진 지 19일 만에 ‘지각 회동’이 이뤄지게 됐다. 역대 대통령·당선인 만남 중 가장 늦은 기록이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28일 오후 6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겸해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두 분이 허심탄회하게 만나 (여러 의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찬에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배석할 예정이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25일 오후 장 실장에게 “이른 시일 내에 윤 당선인과 만났으면 한다”는 문 대통령의 제안을 전했다고 한다. 장 실장은 이 수석에게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제 없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는 윤 당선인의 응답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만남은 지난 16일 오찬 회동이 4시간 전에 무산된 것을 포함해 수차례 실무 협의 과정에서 좌초됐다. 그러나 감사원이 2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현 정부와 새 정부가 협의되는 경우에 (감사위원) 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감사원이 문 대통령의 감사위원 임명 강행 방침에 제동을 건 셈이어서 회동의 걸림돌이던 인사권 문제가 일부 해소된 것이다.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나선 상황에서 양측이 더 이상 회동을 미룰 명분이 많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시급한 민생 현안, 안보 이슈 등을 포괄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문동성 박세환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