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400회 더 띄웠는데… LCC 매출 줄었다

입력 2022-03-28 04:05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을 찾은 탑승객들이 27일 수속 카운터를 한 바퀴 빙 둘러 긴 줄을 이루고 있다. 정부가 지난 21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해외 입국자에 대해 7일간의 자가격리 의무를 해제하면서 해외로 나가려는 수요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2020년보다도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LCC 4개사는 모두 지난해 매출액이 2020년보다 많게는 1000억원부터 적게는 100억원까지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비행기를 국제선과 국내선을 포함해 2020년보다 4400회 가량 더 띄웠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국제선 운항이 자유롭지 못했던 건 2020년이나 2021년이나 비슷했지만, 2020년 1, 2월에는 정상적으로 국제선을 운항했던 게 차이를 만들었다.

LCC 4개사 가운데 2020년 대비 매출이 가장 크게 줄어든 제주항공(1039억원 감소)의 경우, 항공사를 정상 운영했을 때의 한달치 매출액이 줄어든 수준이었다. 2019년 기준 1조3840억원의 매출이 발생했으니, 이를 12개월로 나눴을 때 한달 매출액은 1153억원이다.


그래서 항공업계에선 ‘LCC가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을 보면 지난해는 2020년보다 국내·국제선 여객이 300만명 가량 줄었다. 특히 국제선은 2020년 1424만명에서 지난해 321만명으로 22.5% 수준으로 급감했다. LCC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국제선에서 내고 있었던 걸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의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1일부터 백신접종을 마친 해외입국자의 자가격리가 면제된 만큼 LCC 업계는 희망을 걸고 있다. 정부의 자가격리 면제 발표 이후 해외여행 문의 및 예약이 급증하는 등 여행심리가 풀릴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은 4만6926명일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전주(18~20일) 4만162명보다 16.84% 증가한 수치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오는 6~7월쯤부터는 해외여행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코로나19로 운항이 중단됐던 노선의 재개 등이 신속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