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2020년보다도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LCC 4개사는 모두 지난해 매출액이 2020년보다 많게는 1000억원부터 적게는 100억원까지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비행기를 국제선과 국내선을 포함해 2020년보다 4400회 가량 더 띄웠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국제선 운항이 자유롭지 못했던 건 2020년이나 2021년이나 비슷했지만, 2020년 1, 2월에는 정상적으로 국제선을 운항했던 게 차이를 만들었다.
LCC 4개사 가운데 2020년 대비 매출이 가장 크게 줄어든 제주항공(1039억원 감소)의 경우, 항공사를 정상 운영했을 때의 한달치 매출액이 줄어든 수준이었다. 2019년 기준 1조3840억원의 매출이 발생했으니, 이를 12개월로 나눴을 때 한달 매출액은 1153억원이다.
그래서 항공업계에선 ‘LCC가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을 보면 지난해는 2020년보다 국내·국제선 여객이 300만명 가량 줄었다. 특히 국제선은 2020년 1424만명에서 지난해 321만명으로 22.5% 수준으로 급감했다. LCC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국제선에서 내고 있었던 걸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의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1일부터 백신접종을 마친 해외입국자의 자가격리가 면제된 만큼 LCC 업계는 희망을 걸고 있다. 정부의 자가격리 면제 발표 이후 해외여행 문의 및 예약이 급증하는 등 여행심리가 풀릴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은 4만6926명일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전주(18~20일) 4만162명보다 16.84% 증가한 수치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오는 6~7월쯤부터는 해외여행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코로나19로 운항이 중단됐던 노선의 재개 등이 신속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