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값이 무섭게 오르면서 화물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서민의 발’로 불리는 경유 1t 트럭은 주로 서민의 생계형 운송 수단이다. 택배 등 물류업계 종사들도 대부분 경유 화물트럭을 사용한다. 코로나19 장기화에 경유값마저 치솟으면서 이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서민 경제와 화물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ℓ당 1919.45원으로 2000원에 근접했다. 지난주 서울에서는 2000원을 넘기도 했다. 약 14년 만의 최고치다. 과거에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200원 정도 저렴했지만, 요즘은 일부 주유소에서 경유가 휘발유 가격을 넘어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수급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경유 비중은 20%에 달하는데 수입이 막히면서 국제 경유가격이 급등했다.그 피해는 고스란히 경유를 사용해 생계를 유지하는 서민에게 돌아간다. 화물 운전자의 평균 지출 중 유류비 비중은 40%가 넘는다. 지난해 3월 평균(ℓ당 1300원대)과 비교하면, 5t 이하 화물차는 월 64만원, 12t 이상은 175만원, 25t은 250만원 가까이 유류비가 증가했다는 분석이 있다. 화물 노동자 평균 월 순수입이 약 342만원인데 경유가 인상으로 지출이 크게 늘면서 수입이 대폭 줄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유류세를 20% 내렸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경유 화물차 운전자에게는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류세 인하 정책이 화물노동자가 받는 유가 보조금과 연동돼 세금과 함께 보조금도 같이 깎이니 실효성이 없다. 정부는 20%인 유류세 인하 폭을 30%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이 역시 큰 도움이 안 되기는 마찬가지다. 경유에 대한 맞춤형 대책이 시급하다.
[사설] 경유 2000원 쇼크… 서민 대책 마련 시급하다
입력 2022-03-28 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