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 극복 에릭센, 대표팀 복귀전 2분 만에 득점포

입력 2022-03-28 04:04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졌지만, 심장 제세동기를 삽입하고 복귀한 ‘기적의 아이콘’ 덴마크 축구선수 크리스티안 에릭센(30·사진)이 A매치 복귀전서 골을 넣었다.

에릭센은 2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친선 경기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됐다. 에릭센은 후반 2분 안드레아스 스코프 올센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을 만들었다. 에릭센이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자 네덜란드와 덴마크 팬 모두 박수를 보냈다. 이 골에도 불구하고 덴마크는 네덜란드에 2대 4로 패했다.

에릭센은 지난해 6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조별리그 핀란드전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빠른 응급조치로 의식을 회복했으나, 정밀 검사 끝에 심장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았다. 축구선수로 복귀하기 힘들다는 관측이 많았지만, 그의 복귀 열망은 강했다. 지난해 12월 인터밀란과 계약을 해지한 뒤 친정팀 아약스(네덜란드) 등에서 훈련했고 지난 1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퍼드 단기계약을 했다. 최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고 지난 13일 번리전에선 도움을 기록하는 등 좋은 컨디션을 보여 대표팀에 합류했다.

에릭센은 경기 직후 “(네덜란드 팬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환영이었다”고 밝혔다. 복귀골과 관련해선 “공이 내게로 와 기뻤다. 멋진 마무리였다”며 “대표팀 복귀전을 이렇게 시작하는 건 정말 완벽한 방법”이라고 했다. “월드컵에서 뛰는 것을 기대한다”며 2022 카타르 월드컵 출전 열망도 내비쳤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