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신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7일 “하나금융을 진정한 아시아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하나금융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함 회장이 하나금융의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영업 실무부터 그룹 전략까지 두루 경험한 함 회장 취임 이후 하나금융은 상당한 변화를 시도할 전망이다.
함 회장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저성장 고착화, 고령화 가속, 금융업의 경계 해체 등 금융의 변곡점에서 주주가치와 기업 가치를 높이고, 투명하고 공정하며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옛것을 물들여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뜻의 염구작신(染舊作新)이라는 사자성어도 직원들에게 언급했다. 그러면서 “임직원이 함께 이뤄낸 과거 성과와 현재의 노력이 모여야만 진정한 하나금융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함 회장의 3대 전략은 강점 극대화 및 비은행 사업 재편, 글로벌 리딩금융 그룹 위상 강화, 디지털 금융 혁신이다. 함 회장은 은행과 증권 중심의 양대 성장엔진을 강화하고, 카드·캐피탈·보험을 주력 계열사로 양성할 계획이다. 또 비은행 사업 부문의 인수·합병(M&A) 및 관계사 간 기업금융 협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방침이다.
글로벌 전략은 아시아 지역 중심의 현지화를 한층 강화하고, 비은행 부문의 해외 진출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고성장 지역에서의 인수·합병과 지분 투자를 확대하고, 미주와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국내 진출 기업과 연계한 투자은행·기업금융을 강화하는 청사진이 제시됐다.
디지털 혁신 전략은 디지털 인재 육성과 투자를 통해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혁신 스타트업 투자 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함 회장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선도하는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어린이집 건립, 다문화가정 지원 등 사회적 책임 활동을 지속하고, 저탄소·친환경 산업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코로나19 확산과 산불 재해 등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 별도의 회장 이·취임식을 열지 않기로 했다. 대신 이·취임식을 여는 데 필요한 비용을 본점 사옥에서 경비, 미화, 시설관리 등 업무를 하는 파견 근로자들에게 격려금으로 전달키로 했다. 함 회장은 앞으로 3년간 하나금융을 이끌 예정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