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서대구 역세권 개발·문화예술허브… 市, 국정과제 채택 사활

입력 2022-03-28 20:55 수정 2022-03-28 20:57
2019년 3월 착공해 3년여 만인 31일 완공되는 서대구역(위) 모습과 서대구 역세권 개발사업 조감도. 서대구역이 개통하면 140만 대구 서남부권 시민들의 철도이용이 편리해지고 산업단지도 활성화된다. 대구시 제공

권영진 대구시장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 대구지역 공약사업 국정과제 채택을 거듭 요청했다. 대구시에서 실·국장이 참여한 가운데 대선공약 이행계획 보고회도 열었다. 대구시가 지역공약의 국정과제 채택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서대구 역세권 개발 주력

대구시는 31일 서대구고속철도역 개통을 시작으로 서대구 역세권을 친환경 문화복합신도시로 개조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서대구역은 2019년 3월 착공해 3년여 만에 완공됐다. 그동안 108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고속열차(KTX·SRT)와 대구권 광역열차가 정차하는 지상 4층, 연면적 8726㎡ 규모의 선상역사로 건설됐다. 개통과 동시에 하루 왕복 38회(KTX 28회, SRT 10회) 고속열차가 운행할 예정이다. 대도시 권역에서 고속열차가 2개 역에 모두 정차하는 곳은 서울과 대구 뿐이다. 서대구역이 개통하면 140만 대구 서남부권 시민들의 철도이용이 편리해지고 산업단지도 활성화된다. 역세권 개발도 본격화된다.

시는 서대구역을 중심으로 하는 도심 개발을 위해 용역을 진행하는 등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서대구 역세권 개발은 2030년까지 이현동 서대구역 인근 98만㎡에 민간투자와 국비·시비 등 14조5000억원을 투입해 공동주택·쇼핑·문화·레저시설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민관공동투자개발구역과 자력개발유도구역, 친환경정비구역 세 구역으로 나눠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민관공동투자개발구역에는 복합환승센터와 공항터미널, 공연문화시설을 만들고 기존 하·폐수처리장 3개를 합쳐 지하화한 후 지상에 공원도 만든다. 높이 100m 이상 전망대와 물놀이·캠핑장 등도 계획돼 있다. 서대구 역세권 주변 산업단지는 첨단산업밸리로 고도화를 추진한다. 서대구역 복합환승센터도 교통 거점 공간이자 쇼핑·외식·놀이공간 등이 모인 복합문화쇼핑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시는 생산 유발 효과 24조원, 부가가치 유발액 8조원, 신규고용 12만명의 효과가 기대되는 사업인 만큼 반드시 국정과제에 포함시킨다는 각오다.

‘문화도시 대구’ 자리매김

시는 북구의 옛 경북도청 터를 2025년까지 문화예술허브로 만들 계획이다. 시는 국민의 균형있는 문화 체험 기회 제공을 위해 남부권 거점 최적지인 대구에 국립근대미술관을 건립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고 이를 위한 정책 수립과 관련 법·제도 정비 등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건의할 예정이다.

문화예술허브는 대구가 자랑하는 예술 분야를 중심으로 조성된다. 창작뮤지컬, 근대시각예술, 문화예술융합이 핵심 키워드다. 대구는 매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으로 창작뮤지컬 투란도트를 제작해 글로벌 콘텐츠로 키우는 등 뮤지컬 분야에 특화돼 있다.

시는 숙원사업인 뮤지컬 전용극장 건립 사업을 중심으로 창작뮤지컬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을 구상 중이다. 3812억원을 투입해 한국형 브로드웨이인 국립창작뮤지컬 콤플렉스를 조성할 방침이다.

근대 시각예술 복합문화공간(2914억원)도 조성한다. 평양과 함께 근대예술을 이끈 도시 대구 이미지와 지역에 산재해 있는 근대예술 유산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국립근대미술관을 건립하고 이를 중심으로 전시공간과 수장고, 작품 복원·보존·연구가 가능한 회화연구보존센터, 첨단 기술과 예술이 접목된 시민 체험 공간 등을 만들어 시너지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국립근대미술관이 생기면 대구간송미술관(고전), 대구미술관(현대)과의 연계도 기대된다.

글로벌 문화예술융합 콤플렉스(1056억원)도 조성한다. 대구시는 2017년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선정됐다. 유네스코 창의예술촌, 한류체험관, 다목적 공연장 등을 만들어 글로벌 문화와 교류하고 한류를 전파하는 것이 목표다.

권영진 대구시장 인터뷰
“달구벌 도약 절호 기회… 국비 확보 선제 대응”

“대구가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습니다.”


권영진(사진) 대구시장은 28일 정권교체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그동안 대구가 추진한 혁신사업이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고 온 권 시장은 지역공약의 국정과제 채택에 자신감을 보였다. 섬유밖에 없던 도시에서 물산업, 미래차 등 신산업이 자리 잡고 있는 도시로 변한 대구 상황을 윤 당선인이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권 시장은 “대구가 새 정부 탄생의 중심 역할을 한 데 대해 윤 당선인이 진심으로 고맙다고 했고 새 정부의 성공이 대구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반드시 약속을 지키겠다는 뜻도 거듭 밝혔다”며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과 취수원 다변화 등에 대해서도 국가가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공약사업의 국정과제 채택이 지역혁신의 마지막 단추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8년간 대구의 미래를 위해 당장 눈앞의 성과보다는 장기간 노력이 필요한 산업과 공간의 구조혁신에 매진했다”며 “대구가 사실상 6~7년 힘든 세월을 보내는 와중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정말 어려운 시기를 보냈는데 힘들 때 뿌린 씨앗이 정권교체를 계기로 열매를 맺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국정과제 채택에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권 시장은 “윤 당선인과 만난 날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위 위원장도 만나 공약을 하나하나 설명했고 각 공약별 담당 시 간부도 정했다”며 “지역 국회의원들과도 연석회의를 열어 공약의 국정과제 반영과 국비 확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