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구강검진율 30% 불과… “파노라마X선 포함” 목소리

입력 2022-03-29 04:05
최근 대한치주과학회 주최로 열린 ‘잇몸의 날’ 행사에서 모델들이 올바른 양치질을 권장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동국제약 제공

잇몸병이 심혈관계질환 발생, 나아가 전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밝혀지면서 관련 학계가 국민들의 잇몸 건강 관리를 위한 여러 정책 제안을 내놨다. 먼저 낮은 구강검진 수검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가 구강검진 수검률은 30.1%로 일반 건강검진율(47.1%)에 훨씬 못미친다. 만 40세 대상 생애전환기 구강검진은 2018년 이후 통계에 반영되지도 않는 실정이다. 이렇게 낮은 구강검진 수검률은 검진 필요성에 대한 동기 부여 부족과 형식적인 육안 검진, 짧은 상담 시간, 모호한 검진 결과, 불충분한 수가(진료 서비스 대가)로 인한 치과의 수동적 참여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때문에 구강검진 항목에 ‘파노라마X선촬영’을 포함시켜 최근의 국민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검진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게 치과학계 주장이다.

대한치주과학회 공보실행 이사인 김윤정 관악서울대치과병원 교수는 최근 ‘잇몸의 날’ 기자간담회에서 “육안으로 검진하는 경우에 비해 파노라마X선촬영을 하면 치주질환, 잇몸뼈 소실, 충치 뿐 아니라 위·아래턱뼈에 생기는 악골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며 “최근에는 많은 지식과 자료 축적으로 목동맥경화증, 다발성골수종, 편도결석, 림프절석회화 등 다양한 전신질환 탐지도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방사선 노출량은 흉부X선 검사의 3분의 1 수준이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40대 이후 치주질환자가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이런 이유로 학회는 2015년부터 만 40세 생애전환기 구강검진에 파노라마X선촬영을 포함할 것을 촉구해 왔다”고 덧붙였다.

또 2013년 7월부터 만 19세 이상에게 연1회 건강보험이 적용된 스케일링 보험 확대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2020년 연 1회 스케일링 수진율은 20.1%로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스케일링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홍보 부족 탓이 크다.

학회는 연 1회 스케일링 급여 혜택을 만 15세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주장했다. 만 15세 치면 세마 필요자 비율은 2010년과 2012년 연속 35% 이상에 달했고 2013년 이후엔 관련 데이터가 없어 청소년 구강관리의 사각지대를 해결하자는 차원이다. 아울러 잇몸병 유병률이 급증하는 만 40세 이상에서는 스케일링 지원을 연 2회로 늘리자는 제안도 나왔다.

치주질환을 일차 의료기관 만성질환 관리사업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 교수는 “잇몸병은 흡연, 설탕의 과잉섭취, 비만 등 비전염성 만성질환(NCDs)과 연관된 위험인자들을 공유한다”면서 “치주질환과 만성질환 관리가 함께 이뤄지도록 체계적인 연계 시스템이 요구되며 만성질환 관리 사업 내에 치과 역할을 위한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