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논단] 목회의 지향점은 성공이 아니라 섬김입니다

입력 2022-03-29 20:28

필자는 평생을 신학교에서 가르치는 일에 힘써왔다. 전공에 따라 학생들에게 인간을 온전하게 깨우치는 신앙교육 정신과 그 실천방법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해 주었다. 특히 기독교 신앙의 기초교육인 요리문답과 성경 교육의 중요성, 특히 코메니우스의 교육 신학의 핵심 주제인 인간성 회복과 그에 따른 모든 지혜의 배움과 평생교육의 방법론이 목회에 적용되기를 가르쳤다.

그러나 학생들은 교육의 자질과 능력 기르기보다 어떻게 하면 교회를 빨리 성장(부흥)시켜 결과(성공)를 맛볼 수 있을지 방법 찾기에만 관심을 두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교회 성장론을 가르치던 선생이 더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필자의 관심은 수적 성장보다 질적 성숙에 있었으며, 지금도 그러한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오늘날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올바른 목회 방향과 지향해야 할 목표와 목회 본질이 무엇이어야 할지를 새롭게 되묻고 다시 확인했으면 한다. 그 이유는 지금 한국교회가 올바른 목표로 지향하지 않고, 복음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지도자들이 심각한 사회적 불신에 휩싸여 있으며, 한국교회와 기독인에 대한 불신 또한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3년째 지속하는 코로나 판데믹은 한국교회 목회 현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작은 교회, 특히 시작했던 개척교회들이 일만여 개 이상 벌써 지난 2년간 문을 닫았다는 소식도 듣는다. 일천만 성도로 자랑하던 성도 수 또한 이제 7백만에 이른다고 한다. 다음 세대(MZ)가 교회에서 사라져 간다는 소리도 들린다. 그토록 교회 성장론을 주장하던 분들은 모두 침묵하는 모습이다.

한국교회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거론될 수 있겠지만, 필자의 생각은 한국교회가 적어도 지난 80년대부터 목회 방향을 잘못 설정하고 있으며, 복음의 본질인 섬김은 망각하고 성공을 향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태도로 사람 모으기에만 힘을 쏟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한국교회가 인류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복음전파와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실현되는 사역을 최고의 사명으로 여긴다면, 그 사명성취의 목표는 분명히 성공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섬김이어야 했었다. 생각해 보자! 예수님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요, 도리어 섬기려 하며, 자기를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내어 주려 함이” 땅에 오신 목적이라 하지 않았던가(막10:45)? 그러면서 섬기는 자가 되라, 모든 사람의 종이 되라고 일러주지 않았던가? 어떻게 해야 영생을 얻을 수 있느냐는 율법사의 질문에서도, 예수는 율법에 기록된 것이 무엇인지를 반문하면서,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임을 대답하는 율법사에게 이를 행하라 그리하면 영생을 얻게 된다”고 답하지 않았던가(눅10:25-28)? 역시 재림과 최후심판에 관한 질문(마25:31-46)에서도 믿음으로 작은 소자에게 행한 그것이 그리스도를 위한 것이며, 그러한 섬김의 삶이 심판의 기준임을 분명히 말해주지 않았던가? 생각하면 이러한 복음의 본질인 섬김의 정신과 그에 상응하는 삶의 태도가 초대교회 사도들이 보여주었던 복음 선교와 목회 사역의 본질적인 방향과 목표가 아니었던가? 바로 136년 전, 이 한반도에 파송되어왔던 선교사들이 보여준 정신과 삶의 태도 역시 그러하였으며, 역시 한국교회 선배목회자들의 지금까지 보여준 복음의 본질과 교회사역의 방향과 목표도, 그러한 섬김의 그리스도의 사람들을 훈련해 내는 것이 아니었던가?

그러므로 이러한 복음의 섬김의 본질과 정신을 새롭게 각하고, 지금까지 세상의 성공을 향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경쟁적인 삶의 태도를 포기하고, 오직 하나님을 사랑하듯 사람을 섬기며, 그러한 정신과 삶의 태도로 사는 목회자의 올바른 인간성으로 되돌아가기를 바란다. 그러한 섬김의 정신으로 이웃과 우리 국민을 섬길 때, 우리 국민도 우리 사회도 그러한 지도자들의 모습에 감동되어 한국교회를 다시 신뢰하며 지도자들을 다시 신뢰하게 될 것이며, 또한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찾아 다시 한국교회로 돌아오리라 확신한다. 그리고 기독인은 주님이 명하신 대로 섬김(사랑)의 삶을 훈련받으며 살다가 하나님 나라에서 영원히 섬기는 자로 사는 것이 참된 성공이다.

정일웅 교수는 총신대학교 총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의 기초 위에 세워진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 인준 웨이크사이버신학원에서 석좌 교수로 있다.

정일웅 전 총신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