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등을 바라보는 저녁
눈과 귀는 늘 억울하다
희망은 없는데
믿고 싶은 것들은 많아졌다
날마다 뉴스 앞에서
나는 뉴스보다 더 편파적이다
-정지윤 시집 ‘나는 뉴스보다 더 편파적이다’ 중
“나는 뉴스보다 더 편파적이다”라는 문장이 강렬하다. 가난한 사람들, 억울한 사람들, 약자들, 마이너리티들에게 뉴스는 자기편이 아니다. 그래서 “눈과 귀는 늘 억울하다.” 뉴스의 편파성 속에서 희망은 사라진다. 그 어둠에 맞서는 방법은 무엇일까. 시인은 “믿고 싶은 것들이 많아졌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뉴스보다 더 편파적”으로 그것들을 지키겠다고 선언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