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실시된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고사 재택 응시 시스템이 시험 시작과 동시에 마비됐다. 코로나19 확진 및 자가격리 중인 고교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버에 부하가 걸린 것이다. 2시간가량 접속이 지연되면서 제때 시험을 치르지 못한 학생들이 속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4일 전국 고등학교 1~3학년을 대상으로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온라인 시스템이 오전 8시40분부터 약 2시간 접속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3월 학평은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아닌 시·도교육청이 주관하지만, 대입 정시 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자신의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첫 번째 전국 모의고사라 관심이 높다.
이번 시험은 코로나19에 걸려 확진되거나 자가격리 중인 학생의 경우 온라인 시스템에서 시험지를 내려받아 시험에 응시토록 했다. 그러나 확진·격리 학생들이 시험 1교시 시작 전 온라인 시스템에 한꺼번에 접속하자 서버가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먹통’이 됐다. 2교시 수학 시험 중인 오전 11시가 돼서야 서버가 복구됐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3월 시스템 이용이 원활했던 것과 비교하면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폭증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1일 기준 격리 등으로 등교 수업을 받지 못한 고등학생은 전체(126만2147명) 중 12%에 달한다. 고등학생 확진자 수도 지난 14일 1만8079명을 기록한 이후 21일 1만2984명으로 1만명대 안팎을 기록 중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오미크론 확산으로 재택 응시자 수가 급증했다고 해도 교육 당국의 안일한 대비가 먹통 사태를 불렀다고 비판했다. 한 고3 학부모는 “집에서 치르는 시험이어도 실제 수능 시간에 맞춰 응시 준비를 했는데 서버 접속이 지연되면서 당황한 나머지 아이가 시험에 집중을 못했다”며 “확진자 폭증에 미리 대비해 서버를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시교육청은 “서버 고도화 및 분산 방안을 논의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