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확산에도 소비심리가 빠르게 살아나고 있다. 정부의 방역지침이 잇따라 완화되고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소비자들이 집 밖으로 나오면서 외출복과 화장품, 전시 티켓 등의 매출이 뛰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는 최근 3개월간(1월 1일~3월 15일) 외출복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대 2.7배 증가했다고 24일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국내 누적 확진자 수가 1000만명에 육박하는 상황과는 대조적으로 모임·출근용 외출복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봄 외출복 소재인 ‘트위드’가 언급된 상품들의 거래액은 같은 기간 174%나 올랐다. 오피스룩 관련 상품의 거래액은 62% 늘었다. 본격적인 결혼식 시기를 앞두고 ‘하객룩’ 관련 상품 거래액도 175% 증가했다. 특히 지그재그에서 하객룩을 검색한 횟수는 130만건으로 홈웨어 검색량(9만건)의 14배에 이른다. ‘웨딩’을 키워드로 포함한 패션 상품 거래액도 342% 급등했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최근 대학가 개강, 거리두기 완화, 억눌려 있던 소비심리 폭발 등의 복합적인 이유로 외출복 판매가 늘고 있다. 편하게 입는 ‘원마일 웨어’ 흐름이 지속되면서도 엔데믹 기대감 등으로 하객룩, 오피스룩 같은 격식을 어느 정도 차리는 외출복 수요가 더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용에 대한 관심도 증가세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대규모 정기세일인 ‘올영세일’ 기간(3월 3~6일) 매출이 지난해 올영세일과 비교해 59% 늘었다. 이 기간 스킨케어 제품 매출은 80%, 색조화장품 매출은 60% 뛰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올해 봄에는 대면 개강이 이어지면서 대학가 상권의 매장에서 고객 수가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색조화장품뿐만 아니라 미용 소품까지 덩달아 팔리면서 코로나19 이전으로의 회복 조짐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방역지침 완화를 타고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티몬에 따르면 방역패스 중단 조치가 이뤄진 지난 1일부터 21일까지 문화 관련 티켓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배나 치솟았다. 뮤지컬·연극은 31배, 전시·체험·행사는 18배, 어린이·가족공연은 6배 뛰었다. 11번가에서도 최근 3달간(1월 1일~3월 21일) 판매된 전시회 티켓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늘었다. 11번가 관계자는 “전시회 티켓은 구매일 기준 사용 기간이 넉넉한 편이라 최근 거리두기 완화 영향과 맞물리며 구매가 급증세”라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