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안 보이는 대유행 “국민 40% 감염돼야 감소세”

입력 2022-03-24 04:06
23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 5명 중 1명이 코로나19를 앓았고, 86%가 2차 접종까지 완료했지만 대유행의 끝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해외에선 인구의 20% 이상이 확진된 후 오미크론 유행 정점이 꺾였으나 국내에선 스텔스 오미크론(BA.2) 확산세와 맞물리면서 얼마나 더 감염돼야 잠잠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당초 정부는 23일부터 확산세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 들어 정점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3일 브리핑에서 “아직 유행 정점이 도래했는지 불확실한 상황으로 본격적인 감소 추세로 전환됐는지는 이번 주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부겸 국무총리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앞으로 1~2주간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번 주 추이 등을 지켜봐야 한다”며 “확진자 감소세가 언제부터 나타날지가 향후 1~2주간 상당히 중요한 주제가 될 것이고, 그 부분을 (총리가)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해외 사례를 감안할 때 인구의 20%를 기점으로 유행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방역 당국도 지난 14일 다수 연구팀 자료를 토대로 23일쯤 감소세로 전환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BA.2 유행 등을 이유로 감소세 전환 전망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날 “정점 구간이 최소 2~3주까지 길어질 수 있다”며 “인구수 대비 누적 확진자가 인구 대비 30~40%가 되어야 신규 확진자 수가 줄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통계상 확진자가 30~40% 수준이라면 실제 확진자는 그 두 배 정도고, 그런 경우 인구의 80% 정도가 항체 형성이 이뤄진다”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덴마크 사례도 비슷했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에는 정점 시기의 누적 확진자를 총 인구의 25~30%로 잡았지만 그건 BA.1(오미크론 변이) 유행 때였고, BA.2가 유행하는 시점에선 다르다”고 했다.

이보다 일찍 정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백순영 가톨릭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감소세가 빠를지 느릴지 차이는 있겠지만 다음 주 수요일(30일) 정도면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며 “이미 접종도 대부분 했기에 (감염으로 인한) 자연면역까지 더해지면 사실상 면역이 완전해진다”고 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주 후반부터 환자 수가 감소할 걸로 판단한다”고 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이날 발표한 코로나19 유행예측 보고서에서 다음 달 1일을 정점, 정점 기간 일주일 평균 일일 확진자 수를 46만명 수준으로 내다봤다.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현 감염전파율이 지속되면 1주 뒤 일일 확진자 수가 45만3822명을 찍은 뒤 2주째 44만4109명, 3주 뒤 40만2717명으로 완만히 내려올 것으로 전망했다.

조효석 송경모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