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전 경기지사와 단일화했던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는 23일 페이스북에서 집무실 이전 문제와 관련해 “‘제왕적 대통령 같은 의사결정’을 통해 급히 정할 내용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아직 경기지사 출마와 관련해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는 않은 상태다. 다만 지난 15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경기지사에 출마하라고 권하는 분들이 제법 많다”며 출마 여지를 열어뒀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민주당에 입당한 뒤 경선을 치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경기지사 출마를 준비 중인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윤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여사까지 거론하며 집무실 이전 계획을 공격했다. 5선인 안 의원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누군가 (집무실을) 임산배수의 명당인 용산으로 옮기라고 윤 당선인에게 이야기했을 것이다. 그 누군가가 누군지 참 궁금하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윤 당선인 측은 그런 주장이 가짜뉴스라고 한다”고 지적하자 안 의원은 “‘김건희씨 7시간 통화 녹취록’을 보면 김 여사가 ‘이전할 거야’라고 한다. 그 목소리는 유령의 목소리인가”라고 반박했다. 지난 대선 당시 폭로된 녹취록에서 김 여사가 청와대와 관련해 “응, 옮길 거야”라고 말했던 대목을 들춘 것이다.
이미 출마 선언을 마친 염태영 전 수원시장도 페이스북에서 “역겨운 점령군의 행세가 도를 넘어섰다”며 ‘윤석열 인수위’를 비난했다.
출마를 준비 중인 5선의 조정식 민주당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국민 58%가 집무실 이전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내용을 거론하면서 “국민의 집단지성은 살아있고, ‘칼사위’를 들이 내민다 한들 절대 꺾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경기지사 후보들이 이 같은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이유는 대선 패배 뒤 ‘강한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방선거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결과를 함께 반영하고 있어 경선 통과를 위해서는 당원 지지세가 중요하다.
경기지사 선거가 다른 광역단체장 선거보다 승산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면서 경선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각 후보가 윤 당선인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게 되는 원인으로 꼽힌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