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安, 총리까지 가진 않을 것… 욕심으로 비치지 않겠나”

입력 2022-03-24 04:03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안 위원장 측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안 위원장에 대해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또 국무총리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국회사진기자단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윤석열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거론되는 데 대해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또 국무총리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또 “요직을 연속해서 맡는 것 자체가 너무 과도한 욕심을 부린 것으로 비치지 않겠나”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권 의원은 다만 “단순히 그런 차원에서 분석하는 것”이라며 사견임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최측근인 권 의원의 이번 발언은 정치권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 정신을 훼손하고, 안 위원장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고개를 들었다.

안 위원장의 최측근 인사는 국민일보에 “안 위원장 인사는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논의할 사안”이라며 “다른 분이 왈가왈부할 부분은 아니다”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안 위원장이 국무총리직을 맡지 않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공감대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권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안 위원장과 관련해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또 국무총리를 하기에는…, 역대 그런 경우가 있었나. 그런 경우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어 “만약 안 위원장이 국무총리 생각이 있었다면 인수위원장을 맡지 않았을 것으로 저는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또 “권력은 어쨌든 간에 나눠 가져야 하는 것”이라며 “특정인 한 사람이 모든 권력을, 좋은 자리를 다 차지하려고 하면 오히려 거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그러면 안 위원장은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저는 모른다. 본인(안 위원장)이 그런 계획에 따라서 움직이겠죠”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안 위원장 측은 안 위원장의 거취는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협의해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 같은 제삼자가 개입해 언급할 성격의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안 위원장의 최측근 인사는 “새 정부 초기 국정 밑그림을 그리는 인수위원장이 초대 총리를 맡는 것은 국정 연속선상에서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안 위원장은 현재 인수위원장으로서 업무에만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위원장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국무총리 후보군에 올라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지금 제가 맡은 일에 집중하자는 생각뿐”이라며 “한눈팔고 다른 생각할 여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영남권 의원은 “안 위원장 향후 거취 문제는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상의해서 결정할 문제”라며 “권 의원이 그런 의견을 말할 입장이 아니고, 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선을 근소한 차이로 이기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로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시점에 불필요한 발언으로 공동정부 정신을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구승은 손재호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