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최대한 많이 공격” 손흥민 “우린 아직 만족 못 해”

입력 2022-03-24 04:02
파울루 벤투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왼쪽)과 손흥민이 23일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표팀은 24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이란과 경기를 치른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개인의 기록보다는 승점 3점과 조 1위가 중요하다. 팬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경기를 준비하겠다.”

역대 축구대표팀 최다승 감독에 오르기까지 단 1승만 앞두고 있지만, 파울루 벤투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의 각오는 결연했다. 2018년 8월 부임한 벤투 감독은 41경기 동안 27승 10무 4패를 거둬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과 함께 단일 재임 기간 최다 승 공동 1위에 올라있다. 24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이란과 경기에서 승리하면 최다승 감독에 오른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23일 비대면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란전은 또 하나의 경기일 뿐”이라며 “기록 관련해 질문 주셨는데, 내 기록보다 팀 그리고 선수들이 중요하다. 좋은 플레이를 통해 최대한 승리를 가져오도록 노력하겠다. 목표는 조 1위”라고 덤덤하게 답했다. 본선행을 확정 지은 한국(6승2무·승점20점)은 A조에서 이란(7승1무·승점 22점)에 이어 조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예고했다. 그는 “둘 다 본선 진출을 확정했지만, 조 1위를 위해 승점 3점을 노릴 것”이라며 “이란은 무승부만 거둬도 조 1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우리는 반드시 이겨야 1위에 오를 수 있다. 어느 정도 위험부담을 안는 방식으로 이란전에 나서려 한다”고 했다. 이어 “최대한 많이 공격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은 강적이다. 한국은 2011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이란에 1대 0 승리를 거둔 이후 11년간 이란을 상대로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7경기에서 3무 4패에 그쳤다. 역대 전적에서도 9승 10무 13패로 열세다.

벤투호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이란과 최종예선 4차전에서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악명높은 이란 원정에서 이란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중동 원정에서 보인 경기력도 뛰어났다. 이번 경기가 홈에서 진행된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6만여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는 만큼 선수들이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변수는 있다. 부상과 코로나다. 전 경기에 선발 출전했던 황인범이 엄지발가락 부상으로 이탈했다. 백승호 나상호 김진규 등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뛰지 못한다. 벤투 감독은 “코로나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있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란은 공격수 메디 타레미와 알리레자 자한바크시가 코로나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4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에이스’ 손흥민은 남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손흥민은 “월드컵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뤘지만 선수들의 분위기를 보면 아직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팀처럼 남은 2경기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유관중 A매치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설렌다. 선수와 팬들 모두 기대하는 것 같다. 영국에서 돌아오는 길에 계속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들어가는 상상을 했다”며 “많이 찾아주시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잘 준비할 것이다. 내일 경기가 끝나고 웃으면서 인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