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8500만원 미만 모델) 가운데 1회 충전으로 가장 멀리 주행하는 차량은 테슬라 모델3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운영하는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나온 15개 브랜드 전기차 52종을 분석한 결과다.
테슬라 모델3(롱레인지)의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상온(25도)에서 527.9㎞다. 2위 역시 테슬라의 모델Y(롱레인지)다. 한 번 완충하면 511.4㎞까지 주행 가능하다. 이어 기아 EV6(롱레인지)가 483㎞, 현대자동차 GV60(스탠다드)이 470㎞, 현대차의 G80 전동화 모델이 433㎞ 등이었다.
주행거리는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다. ‘xEV 트렌드코리아 2022’ 사무국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기차 구입 시 고려사항’을 묻는 항목에 가장 많은 응답자(29%)가 주행거리를 꼽았다. 국내 전기차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아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딜로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가 전기차 구매를 고려할 때 기대하는 주행거리는 약 639㎞다.
영하 6.7도 이하 저온에서는 완충 시 주행거리가 명시된 것보다 줄어든다. 테슬라 모델3의 저온 주행거리는 440.1㎞, 모델Y는 432.5㎞다. 쉐보레 볼트는 상온에서 1회 충전으로 414㎞를 갈 수 있지만, 저온에서는 273㎞로 떨어진다. 상온 대비 저온 효율이 가장 낮은 차종이다. 저온에서 주행거리가 감소하는 건 대부분 전기차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리튬이온은 저온에서 이동이 둔해지고 내부 저항은 커진다.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히터를 작동하면 배터리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겨울철 주행거리는 더 줄어든다.
상온 대비 저온 효율이 가장 높은 차종은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이다. 상온(433㎞)과 비교해 저온 주행거리(411㎞)가 94.9%에 이른다. 기아 EV6는 92.3%, 니로EV는 90.5%였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가 저온에서도 주행거리 효율이 높은 건 차량의 열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주는 히트펌프 시스템을 탑재한 영향도 있다. 히트펌프 시스템은 부품에서 발생하는 열을 난방에 활용한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