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며 성격과 체질에 딱 맞는 군인생활을 시작했다. 오로지 진급을 위해 자력평정, 표창, 대학원 등 치밀한 스펙관리를 하고 좋은 인간관계로 인정을 받으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매일 10㎞ 이상 구보에 자전거로 출퇴근 하며 체력관리를 해 ‘철인’으로 불렸다. 이런 의지력으로 가장 빠르게 소령으로 진급했지만 내 뜻과 상관없는 부대의 큰 사고로 지휘관으로서 모든 책임을 지고 전역했다.
사고조사를 받으며 육군본부 유치장에서 한 달을 지내는 사이 철인 같던 몸은 다 망가지고, 인간관계에서 오는 배신감까지 겹쳐 내 의지로 버티기가 무척 힘들었다. 그런데 아내는 며칠 만에 모든 걸 훌훌 털고, 곧바로 밝은 모습으로 일어섰다. ‘아내에게서 나오는 저 힘이 뭐지?’ 했는데 아내는 하나님께서 ‘마음을 강하고 담대히 하라 두려워 말고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내가 항상 너와 함께 하겠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했다.
아내는 어떤 상황에도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데 내 삶은 원망과 분노로 벼랑 끝으로 치달았다. 어려서부터 어머니를 따라 성당에 다닌 내게 아내는 성경을 권했다. 어느 날 요한복음 20장을 읽다가 예수님의 부활을 보고 어이가 없어 아내에게 쏘아 붙였다. ‘이 사람아! 이게 말이 되나? 사람이 죽었다가 어떻게 살아나냐?’ 아내는 ‘그런데 사람들이 왜 예수를 믿어요? 당신이 성당엘 가는 이유는 뭐예요?’했다. ‘다 같이 하나님을 믿는데, 내가 믿는 하나님과 아내가 믿는 하나님은 무엇이 다르지?’ 아내의 모습을 보며 내 신앙에 강한 의구심이 들었다.
그때부터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목수가 어떻게 3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그를 세상 사람들이 믿게 하고, 자신이 달려 죽은 십자가를 전 세계의 지붕 위에 올려놓고 경배를 하게 만들지?’ 의문을 풀기 위해 아내를 따라 한마음교회에 출석했다. 모든 말씀이 충격이었다. ‘죽은 자 가운데서 3일 만에 부활하겠다.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승천해 올라가는 것을 직접 보여주겠다.’는 주장 앞에 ‘예수의 주장대로 진짜 부활했다면 예수는 하나님이 맞고, 반대로 부활하지 못했다면 예수는 몽상가나 거짓말쟁이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부활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어느날 하나님께서는 나와 동일하게 부활을 믿지 않았던 제자들의 입장에 서게 했다. ‘과연 부활을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 예수가 부활했다고 주장하며 생명을 걸 수 있을까?’하는 순간, ‘아! 봤구나! 제자들이 부활을 봤구나! 성경대로 예수님이 부활하셨구나!’ 흔들리지 않는 확신이 서며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 바로 굴복했다. 그리고 십자가에서 죽은 예수님이 누구인지, 그분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선명해지며 성경의 모든 말씀이 단번에 믿어지는 역사가 일어났다. 카타콤의 순교자 마세라스의 고백처럼 예수님의 부활이면 충분했다.
삶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새로 들어간 직장에서 직원들에게 잠시의 틈만 있어도 물 만난 고기처럼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했다. 사장님에게도, 사업장에서도, 회식자리에서도 쉼 없이 복음을 전하자 직원들은 미쳐도 보통 미친 게 아니라며 ‘환자’라는 별명을 붙였다. 복음을 들은 경비 아저씨가 의료사고로 9년 동안 아무도 만나지 않고 집안에서 휠체어 생활을 하는 장애인 아들을 만나달라 하기에 곧바로 찾아갔다. 육체와 마음의 병이 너무 심각한데도 강하게 버티며 하나님을 대적했다. 그래도 1년 반 동안 한주도 빠짐없이 찾아가 복음을 전하며 눈물로 기도하는 사이 회개의 역사가 일어났다. 그런데 예수님을 만나 마음의 질병이 치유된 얼마 후, 안타깝게도 비인강암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도 기쁨을 잃지 않고 같은 병실에 있는 분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심한 육체적 장애에 암 판정을 받은 분이 담대히 예수님의 부활을 전하자 병실에 있던 군단장 출신인 분과 대장암으로 투병 중이던 환자분이 예수님을 만나는 역사가 일어났다.
몇 년 전엔 딸의 중국 친구 가족이 한국을 방문해 2박 3일간 우리 집에 머문 적이 있다. 언어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말과 영어 성경을 함께 놓고 복음을 전했는데 친구 아버지가 고린도전서 15장과 요한복음 16장 9절 말씀을 받고 바닥에 무릎 꿇고 폭포수 같은 눈물을 흘리며 예수 믿지 않은 죄를 회개했다. ‘중국 교회는 예수는 있지만, 부활하여 지금 살아계신 예수는 없다.’고 애통하며 돌아간 그는 지금도 부활의 증인으로 살고 있다는 연락을 한다. 그 후, 시내버스 전도 중에 만난 분의 주선으로 소년원의 청소년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힘들게 지내던 청소년들이 복음을 받고 예수님을 영접하고 좋아할 때의 감격을 잊을 수가 없다.
지금 나는 위그노 사업장에서 파트타임으로 청소를 하며 교회에서는 초등부 아이들 양육을 맡아 주일학교와 초등부 홈피를 통해 예배 말씀을 전하고 교회 성전관리도 맡아 정성을 다한다. 그리고 탑 차를 구입해 ‘하나님이 살아계신 증거, 예수 부활! 예수님의 부활은 역사적 사실입니다!’ 라는 문구를 차 전체에 부착하고 8년째 시내를 돌며 전도를 한다. 땅 끝까지 내 증인이 되라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가리라 다짐한다.
최경훈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