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용산 이전’ 맹폭…“이사가 민생보다 중요? 점령군 오만”

입력 2022-03-23 04:02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방침을 겨냥해 “점령군의 오만과 독선” “국민 불안 대참사”라고 비판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해 반대 여론이 높다는 점을 의식해 맹공을 이어가는 것이다.

5선 중진인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 58%가 집무실 이전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내용을 거론하면서 “국민의 집단지성은 살아있고, ‘칼사위’를 들이 내민다 한들 절대 꺾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이어 “졸속적인 용산 이전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청와대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지적을 대선 불복으로 몰아가는 것은 그야말로 점령군의 오만과 독선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신동근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파천(播遷·임금이 도성을 떠나 다른 곳으로 피란하던 일)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졸속으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서두르느냐”면서 “지금의 비상은 코로나 방역과 민생의 비상이지, 집무실 비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정식 의원 페이스북 캡처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안규백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집무실 국방부 이전 계획은 국민 불안 대참사”라며 “국민의힘 소속 국방위원 중에서도 저에게 ‘괴롭다’며 한숨을 쉬고 계신 분들이 꽤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공세 수위를 높였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당선인에게 집무실 이사가 민생보다 중요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당선인이 돼 외부 활동을 위해 외출한 첫 번째 활동이 집 보러 다니기였던 것 같다”고 비꼬았다.

대선 기간 불거졌던 ‘무속 논란’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여권 원로 인사인 유인태 전 의원은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집무실 이전 추진 배경에 무속이 작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그것도 영향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윤 당선인의 세평을 들어보면 ‘강단과 의리도 있고 그렇게 무리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그러는데, 당선되자마자 이렇게 무리하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다들 궁금해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안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