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퇴원해 대구 달성군에 마련한 사저로 입주한다. 박 전 대통령은 퇴원 시 간단한 인사말을 한 뒤, 달성군 사저에 도착해 한 차례 더 메시지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하 변호사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24일 오전 8시30분쯤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해 곧바로 대구 사저로 이동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22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지병 치료를 받아왔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4일 특별사면을 받은 뒤 유 변호사를 통해 “먼저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퇴원할 때 병원 1층에서 취재진에 간단한 인사말을 한 뒤 곧바로 승용차를 타고 대구 사저로 이동해 사저 앞에서 한 차례 더 인사말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적절한 시기에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날 사저가 있는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주민들은 대부분 박 전 대통령의 귀향을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정확한 입주일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24일 입주 소식을 들어 속이 시원하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마을 주민 김모(75) 할머니는 “이제 진짜 이웃사촌이 된다. 고향에서 편히 쉬면서 건강을 회복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민 정모(70)씨도 “이제 마을에서 편하게 지내시면 좋겠다. 입주하는 날 나가서 반갑게 맞을 생각”이라고 했다.
사저는 주인 맞을 준비를 마무리했다. 이삿짐은 모두 옮겨졌고 사저 정문 앞 도로에는 외부인 출입을 막는 차단막이 설치됐다. 담장 옆 가드레일은 모두 철거됐고, 담장 위에 불투명 유리를 추가로 설치해 안을 들여다보지 못하게 했다. 담장 위에 CCTV 10여개도 추가 설치됐다. 박 전 대통령 경호인력 일부는 사저 안에서 생활하고 나머지는 인근에서 생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저는 여전히 방문객 발길이 이어졌다. 사저 앞에는 지지자들이 설치한 대형 태극기와 박 전 대통령 사진을 모아 놓은 대형 입간판 등이 있었다. 엽서를 쓸 수 있는 공간과 우체통도 마련됐다.
이날 사저를 방문한 지지자들은 엽서에 박 전 대통령 응원 메시지를 적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서울에서 찾아온 권모(74) 할머니는 “오늘 왔는데 24일 오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쉬웠다”며 “다음에 대구에 올 일이 있으면 또 찾을 것”이라고 했다. 유튜버들이 방송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우리공화당은 24일 사저 앞에서 박 전 대통령 입주 환영행사를 연다. 지난 18일에는 친박단체 및 보수 인사 등이 만든 박 전 대통령 귀향 환영위원회가 환영행사를 열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25억원에 대구 사저를 매입해 지난달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부지 1676.2㎡, 건물 연면적 712.61㎡, 지하 1층, 지상 2층 전원주택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