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과 소양강 두 물줄기가 만나는 춘천은 댐 건설로 생겨난 거대한 인공 호수에 힘입어 ‘물의 도시’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호수 위에서 카누 등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있고 호수 주변을 따라 물레길을 걸을 수 있다. 여기에 최근 푸른 물길을 가로질러 산으로 이어지는 케이블카와 스카이워크, 글로벌 테마파크까지 조성돼 볼거리·즐길거리가 다양해졌다.
의암호 옆 삼악산(해발 655m)은 춘천의 명산이다. 주봉인 용화봉을 비롯해 청운봉 등선봉 세 봉우리가 있어 이름 붙은 삼악산은 높지는 않지만 암릉 구간과 이곳에서 보는 조망이 장관이다. 푸른 호수 너머로 춘천 시내는 물론 소양강댐과 북한강 물줄기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하지만 산세가 험해 어린이나 노약자는 밑에서 바라만 봐야 했다.
지난해 10월 운영에 들어간 ‘삼악산 호수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수고스러운 산행을 하지 않고도 편하게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호수 구간 2㎞, 산악 구간 1.6㎞ 등 총 3.6㎞로 국내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다. 일반 캐빈 46기와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 20기 등 총 66기의 캐빈으로 운영된다. 캐빈은 가로, 세로, 높이 모두 2m 정도로, 옆이 둥그런 주사위 모양이다. 옆면이 모두 유리로 돼 있어 사방으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케이블카에 오르면 출발과 동시에 발아래 푸른 물결이 출렁인다. 투명한 유리 바닥으로 내려다보면 하늘 위를 나는 듯한 짜릿함이 느껴진다. 붕어섬 태양광단지를 가로질러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에 이르면 삼악산을 향해 고도를 급격히 높인다. 호수 주변으로 이어지는 자전거길과 건너편 드름산 암릉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출발 15분 만에 삼악산 중턱 해발 432m 지점의 상부정차장에 도착한다. 전망대에 서면 왼쪽으로 화악산부터 용화산 오봉산 구봉산 대룡산 등 춘천 주변 유명 산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케이블카는 다음 달부터 야간에도 운영돼 황홀한 야경을 볼 수 있다.
정차장 뒤쪽에 삼악산 생태문화탐방로 공사가 막바지 작업 중이다. 계단 없이 지그재그로 960m 이어지는 무장애 데크길이다. 길 끝 해발 484m 지점에 높이 35m의 스카이워크가 마련돼 있다. 다음 달 개장 예정이다. U자 형태로 툭 튀어나온 스카이워크는 최고의 전망을 선사한다. 붕어섬 너머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가 들어선 하중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국내 유일의 레고랜드인 이곳은 만 2세부터 12세까지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실내 및 실외 시설을 겸비한 테마파크다. 전 세계에서 열 번째, 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와 일본에 이어 세 번째다. 28만㎡ 규모에 레고 브릭으로 지은 40개 이상의 놀이기구와 어트랙션, 쇼 등을 제공한다. 어린이날인 5월 5일 정식 개장 예정이다.
레고랜드는 유명 레고 시리즈에서 영감을 얻어 7개의 각기 다른 테마의 ‘랜드’(클러스터)로 구성돼 있다. 레고 브릭으로 지은 세계로 들어서면 놀이기구인 ‘레고 팩토리 어드벤처 라이드’를 만난다. ‘그레이트 레고 어드벤처’에선 어린이들이 레고 미니 피규어가 돼 직접 레고 박스에 들어가볼 수 있다. 브릭토피아에선 레고 작품을 만들거나 테스트해 볼 수 있다.
미니 피규어들이 사는 ‘레고 시티’에선 레고랜드 파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놀이기구 중 하나인 드라이빙 스쿨을 만날 수 있다. 레고랜드의 중심지인 미니랜드에선는 레고로 지은 전국 각지의 도시가 거대한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레고랜드에는 3000만개의 레고 브릭으로 만든 1만5000개의 레고 모델들이 전시된다. 가장 많은 브릭으로 제작된 것은 ‘매드 사이언티스트’다. 67만개 브릭으로 이뤄져 무게가 1223㎏에 달한다.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593㎏의 ‘코끼리’ 제작에는 32만6000개 브릭이 사용됐다.
레고랜드 가까운 곳에 지난해 4월 문을 연 춘천의 랜드마크 ‘소양강 스카이워크’가 자리한다.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짜릿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어 인기다. 전체 길이 174m로 국내 최장 스카이워크 시설을 자랑한다. 이 중 156m가 투명한 강화유리로 돼 있어 걷는 내내 발아래로 푸른 물결이 넘실거리는 스릴을 느낄 수 있다. 해가 질 무렵의 풍경도 아름답다. 소양강의 낙조와 일몰 후 켜지는 오색 조명등이 환상적이다. 스카이워크 인근 높이 7m의 ‘소양강 처녀상’도 빼놓지 말자.
2015년 개장한 의암호 스카이워크는 수면 위 12m 높이에 있다. 바닥 전체를 두께 1㎝의 강화유리 3장으로 만들었다. 스카이워크 앞에서 슬리퍼로 갈아 신고 강화유리 위로 올라서면 허공을 걷는 듯해 짜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여행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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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산·소양강댐… 카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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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삼악산 호수케이블카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표 마감은 오후 5시. 요금은 일반 캐빈 대인 2만3000원, 소인 1만7000원, 크리스털 대인 2만8000원, 소인 2만2000원이다.
온라인으로 이용 예약을 한 고객들에게 이용료 1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학생 고객은 오는 31일까지 학생증 등을 제시하면 이용료의 30%를 할인받는다. 강원도민도 같은 기간 월~금요일에 한해 20% 할인이 적용된다. 레고랜드도 사전 예약 중이다. 홈페이지에서 성인 및 청소년은 6만원, 어린이는 5만원에 이용권을 판매 중이다.
춘천은 여행객의 입맛을 사로잡는 먹거리가 많다. 닭갈비와 막국수가 대표적이다. 춘천의 이름난 카페들도 인기다. 구봉산, 소양강댐, 서면, 육림고개 등에 밀집해 있다.
소양강 스카이워크 입장료는 2000원인데 춘천사랑상품권 2000원권으로 되돌려 준다. 의암호 스카이워크는 무료다.
춘천=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