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소심남, 막강 슈퍼히어로 ‘문나이트’로 거듭나다

입력 2022-03-23 04:05
할리우드 배우 에단 호크(왼쪽)와 오스카 아이삭이 22일 열린 디즈니 플러스의 새 오리지널 시리즈 ‘문나이트’의 화상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출연 소감과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말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강인한 슈퍼히어로도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 초월적 인간인 히어로의 정신적 번뇌와 방황을 세심하게 그린 마블 오리지널 시리즈 ‘문나이트’가 디즈니 플러스에서 오는 30일 공개된다.

‘문나이트’는 온순한 성격의 기프트숍 직원 스티븐 그랜트가 악몽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괴로워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그는 또 다른 자아인 마크 스펙터의 존재를 깨닫고 히어로 문나이트로 거듭난다. 무자비한 용병이었던 마크는 이집트 신화 속 달의 신 콘슈로부터 막강한 힘을 얻었다. 스티븐과 마크는 이집트 신들의 미스터리를 파헤치며 그들이 가진 복잡한 정체성의 문제를 풀어간다. 시리즈는 매주 한 편씩 총 6편이 공개될 예정이다.

스티븐과 마크 등 1인 4역을 맡은 배우 오스카 아이삭은 22일 한국 기자들과 화상 간담회를 갖고 ‘문나이트’의 매력으로 히어로의 내적 갈등을 섬세하게 다룬 점을 꼽았다. 아이삭은 ‘듄’ ‘인사이드 르윈’ ‘스타워즈’ 등에서 묵직한 연기로 호평받은 배우다. 그는 “주인공(스티븐)은 트라우마로 정신적인 문제를 겪고 있으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라며 “보통 (극 중에서) 정신적 문제를 겪는 인물은 악당이지만 이 스토리는 선한 인물이 그런 문제를 겪으며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상반되는 성격의 스티븐과 마크를 연기하기 위해 아이삭은 억양, 행동, 의상에도 신경을 썼다. 스티븐은 영국 런던, 마크는 미국 시카고 출신이다. 스티븐은 조용하며 튀지 않는 인물이지만, 마크는 강인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문나이트’에 대적하는 아서 해로우역은 ‘비포’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 에단 호크가 맡았다. 아서는 많은 추종자를 거느린 미스터리한 영적 집단의 지도자다. 호크는 이번 작품으로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에 처음 합류했다. 그는 “최근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영화 콘텐츠를 사랑하는 한국 관객들에게, 훌륭한 콘텐츠가 나오는 한국에 작품을 소개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호크는 아서의 역할과 관련해 “전 세계에 역사적으로 고통을 가한 사람들은 이상주의적 신념으로 시작한다. 이상주의를 갖고 폭력을 정당화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고통을 가한다”며 “아서 역할을 연기하는 게 흥미로웠던 건 실제로 이런 캐릭터가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언급했다.

진정한 의미의 슈퍼히어로를 질문하자 그는 “트라우마 속에서도 생존 방법을 깨닫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스티븐은 (트라우마를) 스스로 치유하고 사회와 교감하는 방법을 깨달아가면서 온전한 인간이 되고 히어로로서 힘을 발휘한다. 우리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전했다. 아이삭도 “우리는 모두 다양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며 “(이 작품은) 사회와 교감하면서 그 가능성이 온전해지고 모두가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