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육상 사상 처음으로 트랙·필드 종목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우상혁(26·사진)이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의 목에는 20일 세르비아에서 열린 2022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4를 뛰어넘으며 받은 금메달이 걸려있었다.
우상혁은 한국인 최초로 세계실내육상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소감을 묻자 “미국과 유럽에서 3개월 동안 열심히 준비했다. 유럽 투어에 도전한 건, 처음인데 김도균 코치님과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와서 정말 기분 좋다”고 전했다.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장마르코 탐베리(이탈리아)의 축하를 받은 데 대해선 “탐베리가 ‘이번 대회 우승자는 너’라며 ‘즐기라’고 말해줬다. 탐베리도 이번 시즌 첫 실전이어서 부담 없이 출전한 것 같다. 대회에 출전한 높이뛰기 선수들과 즐기면서 경기했다”고 말했다.
우상혁은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2m35를 뛰며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당시 4위 성적은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최고 순위였다. 도약 전 관중들의 호응을 유도하고 실패하든 성공하든 환한 미소를 보인 덕에 ‘스마일 점퍼’라는 별명도 얻었다. 우상혁은 이후 더 성장했다. 지난달 6일 체코 후스토페체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인도어 투어 높이 뛰기에서 2m36을 넘어 자신이 세운 한국신기록을 경신했다. 2022년 남자 높이뛰기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다.
우상혁은 새 목표를 공개했다. 그는 “지금 목표는 2m38이다. 이걸 넘으면 2m40을 목표로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초’ 기록을 계속 쓰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그는 “항상 최초라는 타이틀을 원했다”며 “(이번에)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었으니, 앞으로 또 다른 ‘최초 기록’을 쓰고 싶다”고 했다.
우상혁은 오는 7월 미국 오리건주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비한 훈련을 시작한다. 그는 “7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며 “2024년 파리올림픽 금메달에도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