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문화재단은 중국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해 뤼순 감옥에 갇힌 안중근(1879∼1910) 의사가 사형당하기 전 꺼내 본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첩과 옥중에서 남긴 유묵의 보존처리를 지원한다고 22일 밝혔다. 대상은 안중근의사숭모회 소장품인 가족 사진첩 1점과 유묵 2점이다. 재단은 지난해 안 의사 유품을 조사해 보존처리가 필요한 유물 3점을 선정했고 지난 1월 13일 인수했다. 리움미술관이 1년간 보존처리를 한 뒤 내년 3월 숭모회에 인계한다.
2020년 1월 안중근의사기념관에 기증된 사진첩에는 안 의사의 부인 김아려와 아들 분도, 준생이 찍힌 사진이 있다. 사진의 상태는 양호하지만 사진첩은 연결 부분이 끊어지고 모서리가 닳았다.
유묵에는 ‘천당지복영원지락’(天堂之福永遠之樂) ‘지사인인살신성인’(志士仁人殺身成仁)이라는 글씨가 한자로 써있다. 이 두 점에선 종이와 장황(裝潢·화첩이나 족자를 꾸밈) 천 사이에 균형이 맞지 않아 꺾이고 주름지는 현상이 확인됐다.
재단 관계자는 “안 의사 순국 112주기를 나흘 앞둔 시점이라 뜻깊다”며 “앞으로도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 보존처리를 하지 못하는 독립문화유산을 찾아 보존처리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