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스포츠 대회가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 때문에 정상적 운영이 어려울 정도로 큰 타격을 입었다.
국내 최대 규모 e스포츠 대회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지난 설 연휴 이후부터 선수와 관계자들 사이에서 오미크론 확진자들이 속출했다.
DRX를 시작으로 농심 레드포스, 젠지, 한화생명e스포츠, 담원 기아, 리브 샌드박스, 프레딧 브리온 등의 팀에 연달아 코로나19로 인한 전력 누수가 생겼다.
이에 따라 이번 스프링 시즌에 2군 선수들은 1군 무대 데뷔전을 연거푸 치렀다. 앞서 리그 사무국은 시즌 개막 전 코로나19로 1군 선수의 출전이 어려워질 시 2군 선수를 기용케 하는 ‘긴급 콜업 제도’를 신설한 바 있다. 1군 선수단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팀들은 이 제도를 활용해 가까스로 엔트리를 급조하고 경기를 치렀다.
이 여파로 2군 리그인 ‘LCK 챌린저스 리그(LCK CL)’에선 기권패가 속출했다. 팀들이 긴급 콜업 제도를 통해 2군 선수들을 1군으로 불러들이자 정작 2군 경기에 나설 선수가 부족해진 까닭이다. 프레딧 브리온은 1군의 공백을 메우러 나선 2군 선수들마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지난 16일 젠지와의 1군 경기를 끝내 기권했다.
오미크론 전파 추세는 팀이나 리그의 자체적인 방역 조치만으로는 예방 불가능한 수준이란 평가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미용실을 방문하는 대신 헤어 디자이너를 연습실로 초청할 정도로 선수단 외출을 최소화했지만, 지난달 1군 선수단 대다수와 손대영 감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LCK는 지난 23일 시작한 플레이오프에 맞춰 특별 가이드라인을 신설했다. 팀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선수가 경기 참여를 원할 땐 격리 공간에서 온라인으로 게임에 접속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격리 공간에 심판을 파견할 수 없는 만큼 360도 카메라, 금속탐지기 등을 활용해 선수의 부정행위를 예방한다.
LCK는 지난해까지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무관중’ 경기를 진행해 오다가 올해 스프링 시즌부터 관객 입장을 허용했다.
다른 종목들 가운데는 여전히 온라인 진행이나 오프라인 무관중 진행 방식을 고수하는 곳도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개막한 ‘PUBG: 배틀그라운드’ 대회 ‘PUBG 위클리 시리즈(PWS) 2022’를 애초 오프라인으로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온라인 중계로 전환했다. 이들은 선수들의 컴퓨터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게임 환경을 녹화·녹음해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심판 시스템을 구축했다.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 e스포츠 대회 ‘2022 카트라이더 리그’를 운영하는 넥슨도 코로나19 확산 이후부터는 대회에 관객 입장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시엔 경기 일정을 연기 또는 변경하는 방식으로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TV도 자사가 개최하는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대회, ‘아프리카TV 스타리그(ASL)’와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GSL)’를 코로나19 확산 이후부터는 관객 입장 없이 오프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