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도전장 내민 ‘던전앤파이터’… 넥슨 ‘퀀텀 점프’ 이끌까

입력 2022-03-25 08:00
넥슨은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 출시를 앞두고 지난해 10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이정헌 넥슨 대표를 비롯한 넥슨컴퍼니 모든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내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에 임하는 직원들의 모습. 넥슨 제공

넥슨의 전성기를 이끈 ‘던전앤파이터’가 모바일 플랫폼으로 재해석돼 이용자들의 손 안으로 들어온다. 2005년 PC 온라인게임으로 처음 세상에 얼굴을 내민 던전앤파이터는 2011년 넥슨의 업계 첫 ‘1조원 매출 시대’를 활짝 열어준 지식재산권(IP)이다. 모바일로 탈바꿈한 이 게임이 넥슨의 두 번째 ‘퀀텀 점프’를 이끌지 이목을 끈다.

24일 출시된 ‘던파 모바일’은 첫 날 애플 앱스토어 매출 및 인기 순위 1위, 구글 플레이 인기 순위 1위에 오르며 게이머들의 높은 관심이 지표로 그대로 드러났다. 2D 도트 그래픽, 횡스크롤 이동 방식 등으로 원작의 손맛을 그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PC 원작의 전성기를 이끈 윤명진 디렉터가 직접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며 ‘겜심’ 잡기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던파 모바일은 던전 공략, 플레이어간 전투(PvP) 등 주요 플레이 요인이 대부분 수동 전투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최근 모바일 게임이 ‘자동 전투’ 위주인 것과 사뭇 다르다. 이는 원작의 호쾌한 액션성과 손맛 살리기를 핵심 목표로 삼은 영향이다. 윤명진 총괄 디렉터는 “좋은 게임을 만들어 모험가들과 오랜 기간 함께하고 싶다”면서 “손맛을 위해 30번 이상 게임 콘트롤러를 개선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여러 돌발 상황에서도 플레이가 끊기지 않고 다시 연결돼 이어할 수 있도록 클라이언트 최적화에 힘썼다”고 덧붙였다.

2005년 출시됐던 던전앤파이터 PC 원작은 넥슨이 국내 1위 게임사로 발돋움하는 데 역할을 톡톡히 한 ‘효자 IP’다. 게임 출시 2년 만에 누적 회원 500만명, 동시 접속자수 15만명을 기록하며 이목이 집중됐었는데, ‘진짜 천장’을 뚫은 건 해외에 눈을 돌리고 나서다. 2008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뒤 한 달여 만에 온라인게임 순위 1위에 오르며 시동을 걸더니 이듬해 국산 게임으로는 처음으로 한중일 3개국 동시 접속자 수 200만명을 돌파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후 장시간 전성기를 구가하며 중국 내 동시 접속자 수 500만명을 터치하기도 했다. 2022년 현재 글로벌 누적 이용자 수 8억5000만명, 누적 매출 180억 달러(약 21조원)를 쌓았다. 이는 공상과학영화(SF) ‘스타워즈’ 모든 시리즈의 극장 수입을 합친 금액을 훌쩍 넘는 수치다.

넥슨은 이번 던파 모바일 출시를 앞두고 전사 임직원을 테스트에 투입할 정도로 게임 완성도에 열을 올렸다. 지난해 10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를 비롯한 넥슨 컴퍼니 모든 계열사 임직원이 이 테스트에 참여했다. 이 대표는 앞선 미디어 간담회에서 “개발진에게 떳떳할 때 (던파 모바일을) 내자는 말을 자주 한다”며 물샐틈없는 준비를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사내 테스트를 마치고 지난해 12월 20일 6시간 동안 진행한 게릴라 테스트에는 이용자 수십만명이 몰려 게임 출시도 전에 ‘대기열’이 발생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참가자들은 수동 전투, 2D 도트 그래픽, 편리한 스킬 사용, 주점 난투 등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