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경기도 부천 성만교회(이찬용 목사)에서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교회학교 중고등부 교사 20여명은 오전 예배를 마친 뒤 교회 주방에 모여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른바 ‘떡튀순’으로 불리는 분식 삼총사 떡볶이 튀김 순대였다. ‘배달의 성만’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교회에 나오지 못하거나 코로나 탓에 장기간 교회에 출석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교회학교 교사들이 직접 떡튀순을 만들어 배달하는 이벤트였다.
22일 성만교회에 따르면 교사들이 ‘떡튀순 원정대’를 조직하기로 결의한 날짜는 지난 6일이었다. 교사들은 개학철을 맞아 독특한 심방 이벤트를 벌이기로 뜻을 모았다. 교사 대다수가 직장인이어서 평일은 힘드니 주일에 열기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먹을 것을 선물하기로 결정했다.
일주일이 흐른 뒤 교사들은 ‘떡볶이팀’ ‘튀김팀’ ‘순대팀’ ‘포장팀’으로 역할을 분담해 일을 시작했다. 완성된 선물에는 ‘성만중고등부가 직접 만든 정성 가득 떡튀순’이라는 스티커를 붙였다. 이렇게 완성된 선물은 총 60개. 교사들은 자신의 차량에 선물을 싣고 삼삼오오 흩어졌다. 어떤 교사는 배달을 위해 인천이나 경기도 고양까지 가야 했다. 코로나 탓에 자가격리 중인 학생은 25명이었는데, 이들의 경우 직접 만날 수 없어 집 앞에 선물을 놔두고 와야만 했다고 한다.
중고등부 교회학교 간사인 김윤경 권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성만교회는 학생 심방을 자주 했던 교회였는데 코로나 장기화로 아이들을 만날 수 없어 교사들의 아쉬움이 컸다”며 “개학철을 맞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과 장기 결석자를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떡튀순을 전달하러 가겠다고 했을 때 사양하던 학생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들도 결국엔 ‘맛있게 잘 먹었다’는 메시지를 보내오더군요. 행사를 열면서 2, 3개월에 한 번이라도 비슷한 이벤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메타버스를 활용한 행사도 열고 싶어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