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공무원이 기업에 갑질하면 바로 전화하라”

입력 2022-03-22 04:02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1일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경제6단체장과 도시락 오찬 회동에 앞서 티타임을 갖고 있다. 윤 당선인은 회동에서 “공무원들이 말도 안 되는 규제 하려고 하고 갑질하면 바로 전화하시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1일 경제6단체장을 만나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하는 데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2시간30분 동안 가진 경제6단체장과의 도시락 오찬에서 이같이 말했다. 오찬에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참석했다.

윤 당선인은 “우리나라가 이제는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경제를) 탈바꿈해야 한다”며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인프라를 만들어 뒤에서 도와드리고, 기업이 앞장서서 일자리를 만들며 투자해 기업이 커가는 것이 나라가 커가는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특히 경제단체장들과 핫라인 구축을 약속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윤 당선인은 “언제든지 전화하시라. 내가 들어드리겠다”면서 “공무원들이 말도 안 되는 규제를 하려고 하고 갑질하면 바로 전화하시라. 그것만큼은 내가 바로 전화 받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나는 간섭하지 않는다”면서 “간섭 안 하는 게 (기업들을) 도와주는 것 아니냐”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그간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기업하기 힘드셨겠다는 생각이 안 들 수 없다”고 밝혔다.

경제단체장들은 규제 개혁과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주52시간제 유연화, 최저임금제 개선, 노동 관련 법제 개정, 상속세·법인세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국내 투자 활성화와 신산업 진입 장벽을 없애기 위해 규제 개혁이 시급하다”면서 “앞으로 대통령을 모시고 일자리 창출을 점검하고 논의하는 모임을 정기적으로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도 “기업이 창의와 혁신의 DNA를 마음껏 발현할 수 있도록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안전이 중요하지만 기업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노사 관계가) 노동에 기울어진 운동장이 돼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로 겪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민간 주도의 역동적·혁신적 성장을 이루려면 투자와 노동에 현장 요소를 활용해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민관 소통 플랫폼 마련 등을 제안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