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에서 나고 자란 두 친구가 나란히 4대 금융지주 회장직에 오를 지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조용병(64)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65)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얘기다.
대전에서 태어나 대전고를 졸업한 조 회장과 충남 부여 출생에 강경상고를 나온 함 부회장은 한살 차이지만 사석에서 말을 편히 나누는 친구 사이다. 두 사람은 박종복 SC제일은행장(66·충북 청주 출생)과 함께 은행권 충청 인맥의 ‘맏형’ 격이기도 하다.
조 회장과 함 부회장은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두 사람 모두 채용비리에 연루돼 재판을 받았다. 조 회장은 지난해 11월 2심에서, 함 부회장은 이달 1심에서 각각 무죄 판결을 받아 한숨을 돌렸다.
둘의 또 다른 공통점은 소탈함에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 ‘엉클 조’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조 회장은 말단 직원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토론하기를 즐긴다. 함 부회장도 격식없이 직원들을 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조 회장은 내년 3월까지 6년 임기를 확보한 상태고, 함 부회장은 오는 25일 주주총회에서 회장 단독후보로 올라가 있다. 함 부회장은 채용비리 판결 직후 있었던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 중징계 취소 소송에서 패소했지만 법원에 징계효력 집행정지를 신청한 상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조 회장과 함 부회장은 금융권에서 ‘흙수저 성공 신화’로 알려져있다”면서 “조 회장이 누구보다 함 부회장의 ‘승진’을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