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단체인 스쿨임팩트 천태혁 목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소식을 들은 직후 긴박하게 움직였다. 출연자를 섭외하며 영상을 만들고 포스터를 제작해 배포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사흘이었다. 그리고 지난 6일부터 유튜브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위한 평화콘서트를 진행했다.
콘서트에서는 평화로웠던 우크라이나의 전경에 이어 방공호에 몸을 피하거나 피란길에 오른 우크라이나 사람들, 도로를 점령한 전차와 폭격 맞은 건물 등의 영상이 나온 뒤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한 기도문이 흘러나왔다.
지난 14일까지 열린 네 번의 콘서트로 2000여만원의 기금이 모였다. 이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 한재성 선교사에게 전달됐다. 한 선교사는 외교부가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대해 여행경보 4단계를 발표한 뒤 불가리아로 나와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돕고 있다. 한 선교사는 이 기금으로 구호물품을 구입해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국경을 통해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전달했다. 나머지 기금은 또 다른 나라의 국경에서 우크라이나인을 돕고 있는 선교사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콘서트는 23일과 26일(포스터)에도 계속된다.
한국에서 콘서트를 진행한 천 목사는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오프라인으로 평화콘서트를 진행한다. 장소는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국가의 국경이다. 천 목사는 21일 “한 선교사와 함께 2500㎞를 달려 불가리아 루마니아 헝가리 폴란드 체코 등을 찾아간다”며 “전쟁으로 가족과 헤어지고 집을 떠나 피란길에 오른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지치고 불안한 마음을 어루만지기 위해 콘서트를 연다”고 말했다.
현지 콘서트를 위해 유럽 각국에서 활동 중인 음악가 모집에도 나섰다. 우크라이나를 위한 마음만 있다면 유럽에서 활동 중인 음악가 누구라도 함께할 수 있다. 자신의 일정에 맞춰 천 목사 일행과 합류하면 된다. 지금까지 일정에 함께하기로 한 음악가는 색소포니스트 박광식 선교사, 팝페라 가수 정세훈씨다.
말이 음악회이지 실제로는 버스킹이다. 악기 마이크 음향 조명 등은 직접 설치해야 한다. 1인당 25㎏인 비행기 수화물 기준에 맞춰 해당 장비를 한국에서 가져가야 해 옷이나 개인용품은 최소화해야 한다. 연주곡은 우크라이나인을 위로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앞서 진행한 콘서트에서도 인순이의 ‘비아 돌로로사(예수 고난의 길)’, 노르웨이-아이리쉬 듀오 그룹 시크릿가든의 ‘유레이즈미업(You raise me up)’, 동요 ‘고향의 봄’ 등을 연주했다.
천 목사는 “재난 현장에서 음악회를 했었는데 아픔이 있는 이들은 작은 부분도 예민하게 받아들인다는 걸 알았다”며 “지금 중요한 건 그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