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사람’ 우크라 침례교인들 고아들 손잡고 1000㎞ 피란길 동행

입력 2022-03-22 03:02
김영광 전영희 선교사 부부(왼쪽)가 최근 루마니아로 피란한 우크라이나 고아들, 침례교인 가족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고 있다. 경산중앙교회 제공

우크라이나 침례교인들이 수십명의 고아를 데리고 1000㎞ 넘는 거리를 피란한 사연이 전해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루마니아에서 우크라이나 고아들을 돌보는 김영광(39) 경산중앙교회 협력선교사는 21일 국민일보와 의 모바일 메신저에서 “우크라이나 체르카시에 있는 침례교회 성도 13가정이 루마니아로 피란 올 때 그곳 보육원 아이들 33명을 자기 아이들과 함께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대부분 피란민은 다른 국가에 있는 가족이나 친척집으로 간다. 그런데 고아들은 갈 곳이 없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교인들이 같은 교단인 루마니아 스페란차 침례교회 성도가 운영하는 보육원으로 아이들을 피란시킨 것이다. 성도들은 자기 차량으로 자녀들과 고아들을 한 차에 태우고 나왔다 한다. 13가정의 자녀만 27명이었다. 자녀 수보다 더 많은 33명을 각자 차에 나눠 태웠다.

성도들은 5인승 차량이나 7인승 승합차로 주로 이동했다. 일부 성도는 아직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가족과 고아를 데리러 다시 돌아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체르카시까지는 왕복 2400㎞ 거리다. 김 선교사는 “루마니아 기름값이 휘발유 ℓ당 2400원을 넘겨 왕복 유류비만 60만원이 든다”며 “고아들을 조금이라도 더 피란시키기 위해 기름값을 후원 중”이라고 했다.

김 선교사가 사역하는 루마니아 스페란차 침례교회는 고아들과 피란 성도 가족을 돌보고 있다. 화장실이 하나뿐인 집에 3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경산중앙교회(김종원 목사)는 최근 김 선교사에게 우크라이나 피란 고아를 돕는 목적헌금을 전달했다. 김 선교사는 “긴급한 상황에도 기꺼이 사랑을 모아준 교회와 성도들의 마음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