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판매 호조에 힘입어 TV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을 제친 것이다.
21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LG디스플레이의 TV용 디스플레이 점유율(매출 기준)은 23.8%에 집계됐다. 기존 1위였던 중국 BOE는 점유율 20.6%를 기록하며, 1년 만에 다시 2위로 밀려났다.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고가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프리미엄 TV 제품이 선전하면서 LG디스플레이는 점유율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4분기 LG디스플레이의 OLED TV 패널 판매량은 230만대에 이르렀다. 처음으로 200만대를 돌파하며 분기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연간 OLED TV 패널 판매량은 전년 대비 65% 증가한 740만대다. 옴디아는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연간 OLED TV 패널 판매량을 1001만대로 추산하면서 올해도 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한다고 관측했다.
그동안 중국 업체들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액정표시장치(LCD) 제품을 대거 공급하며 점유율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공급 과잉으로 TV용 LCD 패널의 가격은 계속 하락했다. IT용 LCD 패널로 전환하는 추세가 강해지면서 2018년 이후 시장도 작아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등의 한국 업체들은 LCD 시장 철수 방안을 저울질할 정도다.
대신 OLED TV는 가파르게 성장하며 TV 시장에서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TV 비중은 2018년 26%에서 지난해 4분기 41%까지 높아졌다. 제조기업도 늘고 있다. 2013년까지 LG디스플레이의 패널로 OLED TV를 만드는 제조사는 LG전자가 유일했으나, 지난해 20개까지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시장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해 성능을 개선한 ‘OLED.EX’ 제품을 올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고성능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저가 제품은 역성장하고 프리미엄 시장이 확장하는 경향을 뚜렷하게 보인다. 그중에서도 OLED TV의 성능이 좋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OLED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