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청와대, 이젠 없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 선언

입력 2022-03-21 04:02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집무실의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윤 당선인은 용산 청사 조감도를 펼쳐놓고 이전 계획을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저는 선거 과정에서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결정을 신속히 내리고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5월 10일 바로 (용산 집무실에) 들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제 청와대는 없다”며 “어려운 일이지만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내린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은 안다”고 말문을 열었다.

윤 당선인은 그러면서 “저는 선거 과정에서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결정을 신속히 내리고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취임 첫날 용산 집무실로 출근할 수 있도록 그때까지 이전 작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청와대 공간도 이날 시민들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윤 당선인은 주한미군 용산기지 부지에 계획된 용산공원 조성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용산공원을 시민들에게 개방해 국민과의 소통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날 직접 용산 청사 조감도를 펼쳐놓고 이전 계획을 설명했다. 40여분 이어진 질의응답에 직접 답변하며 집무실 이전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이전 계획을 조기에 발표한 것과 관련해 “일단 청와대 경내로 들어가면 청와대를 벗어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당초 공약이었던 ‘광화문 시대’를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경호 조치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인근 시민들의 불편함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용산 국방부와 합참 구역은 국가 안보 지휘 시설 등이 구비돼 있어 경호 조치에 수반되는 시민들의 불편도 거의 없고, 청와대 일부 시설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청와대를 시민들에게 완벽하게 돌려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집무실이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면 국방부는 옆에 있는 합참 청사로 이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안보 공백 우려에 대해서는 “주요 군사시설을 이전한다고 해서 국방에 공백이 생긴다고 주장한다면 군사시설은 어디 한 곳에 만들어놓으면 이전하기 어렵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라며 “이른 시일 내에 가장 효율적으로 이전을 완료해 안보 태세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새 집무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소개했다. 윤 당선인은 “용산 집무실 1층에는 프레스센터를 설치해 수시로 언론과 소통하겠다”며 “청와대 직원 수는 줄이고 민관합동위원회 사무국, 회의실 등을 가급적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청와대 회동 일정을 잡기 위한 실무협의는 21일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만나 세부 사항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협의가 재개될 경우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이 조만간 성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가현 박재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