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해 “성차별 문제 인식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이 결여돼 있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가진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많은 데이터들이 한국 여성의 임금 차별이나 유리천장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목하고 있는데, 윤 당선인의 인식은 본인 주변의 바운더리(경계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문제를 처음으로 공론화한 인물로 지난 대선에서 ‘청년 여성’을 대변하며 이재명 전 후보 선대위에 합류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윤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한 입장은.
“이 문제가 남성과 여성 간의 젠더 문제로 해석되고 있는 게 안타깝다. 여가부를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을 해소해 나가기 위한 부처로 거듭나게 해야지,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는 건 말도 안 된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윤 당선인의 인식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한국 여성 임금이 OECD 국가 평균과 비교해 낮다는 등 데이터가 있는데도 (윤 당선인이) 객관적 사실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수위 구성을 보면 여성이 4명밖에 없다. ‘능력 중심으로 뽑겠다’는 것은 좋은데, 왜 그 기준이 ‘서울대, 50대, 남성’인지에 대한 문제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윤 당선인 공약 중 우려되는 것은.
“무고죄 처벌 강화 공약의 경우 ‘성폭력 처벌도 강화됐으니, 무고죄도 강화해야 해’라는 논리는 법을 지나치게 단편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지금도 무고죄로 역고소를 당할까 두려워서 성범죄 신고비율이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가뜩이나 우리 사회는 성범죄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강조하는데, 그런 시선이 더 견고해질까 우려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정치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 대표는 ‘젠더 갈라치기’와 혐오 전략을 썼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가 인정하고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민주당 정치인들이 부친상을 당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조문했던 것을 비판했는데.
“조문한 인사들이 안 전 지사와 친한 것도 알겠고, 그것이 도리란 것도 알겠다. 하지만 (안 전 지사 성범죄의) 피해자가 있는 상황이다. 그 입장에서 보면 제 비판도 충분히 이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멱살이라도 잡아야 하나’ 같은 표현에는 신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