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미남’ 알랭 들롱, 마지막은 안락사로… 아들에 부탁

입력 2022-03-21 04:05

‘세기의 미남’으로 불리는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87·오른쪽)이 아들에게 언젠가 자신의 안락사를 도와줄 것을 부탁했다고 프랑스 매체 르포앵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들롱과 프랑스 여배우 나탈리의 아들인 프랑스계 미국 배우 앤서니 들롱(58·왼쪽)이 최근 프랑스어로 출간한 자서전 ‘개와 늑대 사이’에서 밝힌 내용이다.

앤서니는 앞서 프랑스 라디오 RTL과의 자서전 출간 기념 인터뷰에서도 이 사연을 언급하며 아버지의 마지막을 함께하기로는 약속했지만 안락사 집행인 역할은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안락사 집행은 이복 여동생 아누슈카(32)이 맡기로 했다고 한다.

아누슈카는 들롱이 1980년대 후반부터 동거한 네덜란드 모델 로잘리 판브레멘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이다.

들롱은 아들이 지난해 1월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나탈리를 돌본 방식에 깊은 인상을 받아 자신의 안락사를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고 앤서니는 전했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이 요청은 2019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큰 수술을 받은 들롱이 과거 갈등 관계였던 아들에게 의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됐다. 현재 스위스에 거주 중인 들롱은 지팡이를 짚고 걷는 등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