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이후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기 신도시 등의 재건축이 관심사안으로 떠올랐다. 일부 통계에서 1기 신도시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과 고양시 일산의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2기 신도시 등 재건축과 거리가 먼 지역은 내림세를 유지했다.
다만, 수도권 부동산시장에서 특별한 흐름이 감지되지 않는다. 올해 초부터 줄곧 하향 안정세를 보여주는 통계들에도 큰 변동은 없다.
대선 직전에 업계에서 내놓은 예측처럼 시장 자체의 추세 변화는 일어나지 않고, 기대감만 부푸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주(18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1% 올랐다. 일반 아파트는 0.01%, 재건축 아파트는 0.02% 상승했다. 새 정부에서 재건축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의 표출이다.
특히 재건축 수혜지역으로 지목된 1기 신도시 분당(0.03%)과 일산(0.02%) 등이 상승세를 탔다. 반면 파주운정(-0.06%), 동탄(-0.03%), 광교(-0.02%), 평촌(-0.02%)은 하락했다. 이러면서 신도시 전역은 직전 주에 이어 보합(0.00%)을 기록했다.
서울 주택시장에서도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은 입김을 미쳤다. 지역별로 용산구(0.13%)와 중구(0.07%), 동작구(0.04%), 강남구(0.03%), 동대문구(0.02%), 성북구(0.02%) 등이 상승 흐름을 탔다. 광진구(-0.08%)와 강동구(-0.02%), 송파구(-0.01%)는 하락했다. 25개 자치구 중 12곳이 올라 직전 주(7곳)보다 상승 지역은 소폭 증가했다. 강남구는 압구정과 대치동 일대의 재건축 단지 가격이 주로 올랐다.
그러나 재건축 시장을 향한 관심과 집값 상승이 시장의 하향 안정세를 상쇄하거나 뒤집을 수준은 아니다. 부동산R114는 “대선 이후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일부 집주인이 매물을 회수하고 낮췄던 호가를 다시 올리는 분위기이지만 관망세는 여전했다”고 분석했다.
한국부동산원에서 내놓은 3월 2주차(14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통계를 보면 변화 폭이 더 작다. 전국(-0.02%)과 수도권(-0.03%), 서울(-0.02%), 경기도(-0.04%) 집값은 여전히 변동 폭을 유지했다. 상승 반전하지 않았지만, 내림세도 더 커지지 않고 있다. 서울 집값이 거래절벽 속에서 상승세를 멈춘 후 꾸준히 이어지는 흐름이다. 다만 인천은 0.04%를 기록해 전주(-0.02%)보다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