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당선인 측 “봄꽃 지기 전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릴 것”

입력 2022-03-19 04:03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권영세(가운데) 부위원장과 원희룡(왼쪽) 기획위원장이 18일 새 대통령 집무실 후보지 중 한 곳인 서울 용산구에 있는 국방부 청사를 둘러보고 있다. 앞서 이들은 광화문의 외교부 청사를 살펴봤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18일 “봄꽃이 지기 전에 국민 여러분께 청와대를 돌려드리겠다”며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공약을 재확인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새 집무실 후보지인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와 광화문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을 갖고 “국민 여러분께서 일상을 회복하는 날에 청와대의 아름다운 산책길을 거닐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며 집무실 이전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또 “집무실 이전은 한국 역사에서 절대 권력의 상징이었던 청와대에서 나오겠다는 것”이라며 “그 권력을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전날 저녁 인수위원들과 회의를 열어 국방부와 외교부 청사 두 곳으로 새 집무실 후보지를 압축했다.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관계자들과 인수위원들은 이날 오후 외교부와 국방부 청사를 차례로 답사해 두 곳의 장단점을 분석했다.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은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가 국정의 중심이므로 대통령실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장소가 어디인지를 볼 예정”이라며 “해당 부처 이전 시 업무 연속성 유지 여부와 비용 문제, 주변 지역 주민과 국민의 편리 여부를 전반적으로 봐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올 경우 장애요소가 무엇이냐는 권 부위원장 질문에 “국방부 전체가 이전하는 가용공간을 찾는 게 숙제”라며 “이사 업체에 물어보니 한 20일 정도, 24시간을 돌려야만 짐을 다 뺄 수 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앞서 인수위 관계자들은 외교부 청사를 찾아 양자 회의실이 있는 17층과 리셉션홀이 마련된 18층 등을 둘러봤다.

당초 집무실 이전 장소로는 국방부 청사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이전에 따른 안보 공백 등의 문제 제기와 함께 윤 당선인의 ‘광화문 집무실’ 약속 이행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인수위 측이 심사숙고에 들어간 상태다.

일각에선 ‘속도조절론’도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김영우 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제가 보더라도 시간을 조금 두고 아주 치밀하고 정교하게 준비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향후 일정에 대해 “윤 당선인의 가장 중요한 공약이기 때문에 컨센서스(합의)가 필요하다”며 “여러 의견을 모아 토론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입장에선 인수위 출범과 맞물려 최대 이슈로 떠오른 청와대 이전 문제를 국민 여론을 분열시키지 않으면서 최대한 빠르게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윤 당선인이 집무실 이전 문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는 만큼 늦어도 다음 주에는 결론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대변인은 이전 비용이 막대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1조원 가까이 된다는 주장은 너무 나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우진 손재호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