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사망자도 하루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방역 당국은 그간 오미크론 유행에도 불구하고 치명률이 낮다는 점을 강조해왔으나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사망자 증가세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집계된 위중증 환자는 1159명, 일일 사망자는 429명이다. 전날 164명과 비교하면 265명 증가했다. 여태 사망자 수가 최대 200명대를 벗어나지 않았던 것을 감안했을 때 증가폭이 심상치 않다. 사망자 중 코로나19 또는 폐렴으로 죽은 이는 395명으로 전체의 92%에 달했다.
수치도 악화일로다. 전국 위중증 병상 점유율은 65.6%까지 올랐다. 비수도권은 72.4%다. 위중증·사망으로 이어지기 쉬운 60세 이상 확진자는 10만명을 넘어 11만3769명에 달했다. 전체 확진자 중 비율은 역대 최고인 18.3%였다.
사망자 급증은 ‘계절 독감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정부 설명을 무색하게 한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뒤 방역당국은 위중증·사망자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집계된 사망자가 모두 당일 사망한 게 아니라 절반 이상 정도는 3일 이전 돌아가신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런 변화는 계속될 것이다. 사망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요양병원과 요양원에서 사망한 인원은 148명으로 이날 발표된 전체 사망자 중 3분의 1에 달했다. 방역당국은 지난 14일부터 요양병원에서 사용하는 먹는 치료제를 원외와 원내 모두에서 처방토록 했다고 밝혔다. 최대한 치료제 공급수단을 늘리기 위해서다. 또 보건복지부는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복제약을 국내기업인 셀트리온과 동방에프티엘이 생산해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는 증상 후 최대 8일까지 감염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단장은 “증상이 발현된 뒤 14일 이내의 검체 558건(접종 281건, 미접종 277건)을 대상으로 전파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 감염성 바이러스 배출기간은 증상 발현 뒤 최대 8일까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한다. 현행보다 사적 모임 인원만 8인으로 완화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