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길어지고 온라인 영상 서비스(OTT) 이용 인구가 증가하면서 ‘킬러 콘텐츠’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지식재산권(IP)이 곧 경쟁력이라는 인식 속에서 창작자를 발굴하려는 콘텐츠 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CJ ENM은 ‘오펜’(O’PEN)을 통해 신인 창작자 발굴과 육성, 데뷔 지원에 나섰다. 작품이 아니라 드라마·영화 작가(오펜 스토리텔러)와 작곡가(오펜 뮤직)를 찾는 콘텐츠 업계 최초의 공모전이다. CJ ENM은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과 함께 콘텐츠 기획개발, 제작 등을 통합 지원한다. 선발된 작가와 작곡가에겐 창작에 필요한 공간과 지원금, 멘토링과 특강 등이 제공된다.
이렇게 발굴된 창작자들의 작품은 CJ ENM의 플랫폼인 tvN·티빙뿐만 아니라 JTBC, 넷플릭스 등에서 대중과 만난다. tvN ‘갯마을 차차차’, JTBC ‘18 어게인’, 넷플릭스 ‘좋아하면 울리는’ 등이 오펜 스토리텔러 작가들의 손에서 탄생했다. 오펜 작가들의 데뷔 무대인 단막극 프로그램 tvN ‘드라마 스테이지’에서 지난해 선보인 ‘대리인간’은 스톡홀름 필름 앤 TV페스티벌과 파리 필름 페스티벌 등 국제 영화제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
오펜 뮤직 작곡가들은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와 ‘사랑의 불시착’, 티빙 ‘유미의 세포들’과 ‘술꾼도시여자들’ 등 인기 드라마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과 마마무 화사의 ‘포모’ 등 K팝 아티스트들의 히트곡까지 총 223곡의 음원을 발매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소설 공모전 ‘스테이지 웹소설 공모전 2022’를 진행 중이다. 대상작은 무료 웹소설 연재 플랫폼 오페이지뿐만 아니라 카카오픽코마가 운영하는 종합 디지털만화 플랫폼 픽코마에도 연재할 수 있다. 카카오픽코마는 일본에 설립된 카카오의 자회사다. 카카오엔터는 CJ ENM과 2016년부터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공모전’도 진행한다.
티빙 ‘유미의 세포들’,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등 OTT 인기작들의 원작을 선보인 네이버 웹툰도 창작자 모시기에 힘쓰고 있다. 네이버 웹툰은 2019년부터 웹툰과 웹소설 분야로 나눠 진행하는 ‘지상최대공모전’을 열고 있다. 역량 있는 작가들을 직접 발굴하고 육성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상파 방송사도 창작자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MBC는 서울웹툰아카데미(SWA)와 웹툰 IP 기반의 드라마 제작 및 신진 작가 양성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능력 있는 작가를 육성해 드라마 기획단계부터 아카데미와 협업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업계 관계자는 17일 “방송사와 기업들이 창작자와 IP를 중심으로 방송, 영화, OTT, 웹툰, 오디오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트랜스미디어(미디어 간의 경계선을 넘어 결합·융합되는 현상)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업계와 신인 창작자가 함께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