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7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선을 마무리했다. 당선 1주일 만에 속전속결로 꾸려진 인수위는 대통령 취임 전날인 5월 9일까지 윤석열정부 5년의 밑그림을 짜게 된다. 인수위는 18일 현판식을 갖고 공식 출범한다.
인수위에는 안철수 인수위원장 측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윤 당선인이 안 위원장을 배려한 것으로, 양측이 합의한 ‘공동정부’ 구상이 순조롭게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인수위원 인선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기획조정·외교안보·정무사법행정·경제1(경제정책·거시경제·금융)·경제2(산업·일자리)·과학기술교육·사회복지문화 등 7개 분과에 23명의 인수위원을 임명했다. 인수위 대변인을 맡은 신용현 전 바른미래당 의원을 포함해 인수위원은 법적 정원인 24명을 채우게 됐다.
안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인수위원들이) 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국정 철학을 제대로 잘 만들어주실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과 권영세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박주선 취임식준비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 원일희·최지현 수석부대변인까지 합쳐 인수위는 32명 체제로 운영된다.
인수위원 가운데 국민의당 출신이거나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이른바 ‘안철수계’ 인사는 8명이다. 야권 단일화를 주도한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과 안 위원장 비서실장을 지낸 김도식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이 안철수계로 꼽힌다.
인수위 대변인을 맡은 신용현 전 의원은 안 위원장이 바른미래당을 창당할 때 비례대표 1번으로 추천했던 여성 과학자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만큼 안 위원장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은 신 전 의원을 대변인에 임명한 배경에 대해 “그만큼 과학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메시지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인수위 대변인 선임을 안 위원장에게 양보했다고 한다.
안 위원장은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와 유웅환 전 SK 혁신그룹장, 우주인 출신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 남기태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백경란 성균관대 의대 교수의 인수위 합류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인수위 내 외교안보·정무사법행정 분과를 뺀 5개 분과에 안철수계 인사가 포진하게 됐다. 인수위 관계자는 “국민 앞에 약속했던 공동정부 구상과 국민 통합의 가치를 실현해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인수위원 24명 가운데 현직 교수는 12명이다. 현역 국회의원은 7명에 그쳤다. 정치인보다는 교수를 포함한 전문가의 비중이 높다. 김은혜 대변인은 “경험을 토대로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 측은 인수위 내 부동산 전문가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전문위원으로 부동산 전문가를 편입하겠다”고 밝혔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