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에 도움을 주고 아들을 통해 수십억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공소장에 구체적인 범죄행위가 빠져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곽 전 의원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저도 모르는 채 진행된 아들과 회사 관계자들의 일로 제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당할 위기에 처했다”며 “이 부분을 저도 충분히 방어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 출석의무가 없음에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공소장에는 제가 했던 내용(행위)이 없다”며 “피고인이 어떤 행위를 해서 처벌해야 한다거나 이 행위가 범죄가 된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야 하는데, 공소장에는 제가 뭘 했다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곽 전 의원은 지난 10일 기자단에 보낸 옥중 입장문에서도 “검찰은 아무런 관련성을 찾지 못한 채 억지 춘향격으로 구속하고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곽 전 의원이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이득을 볼 수 있도록 하나은행이 성남의뜰컨소시엄에 잔류하게 만드는 등의 도움을 준 것으로 본다.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 병채씨를 통해 지난해 4월 말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는 이 돈을 회사자금으로 건넨 혐의를,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는 곽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