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예측과 대책 모두 실패… 文 대통령이 설명하라

입력 2022-03-18 04:03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60만명을 넘었다. 하루 4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대유행의 정점은 미뤄지고 규모는 커지고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오는 나라다. 코로나 사태 3년 차, 다른 나라는 진정 국면인데 초기 K방역으로 부러움을 샀던 우리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대한 사과도 설명도 대책도 없다. 개탄스러운 노릇이다.

17일 0시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62만1328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정부는 코로나 정점을 ‘3월 중순 주간 평균 일일 확진자 최대 37만2000명’으로 예측했으나 완전히 빗나갔다. 전문가들은 이달 말쯤 국내 인구의 30%인 약 1500만명(현재 누적 약 800만명)이 감염돼야 유행 규모가 정점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확진자 폭증의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하고 코로나가 정점에 이르기도 전에 거리두기를 완화한 탓이 가장 크다. 대선을 앞둔 정치방역 성격이 강했다.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대규모 대선 유세전 방치, 갑작스러운 신속항원검사 진단 기준 변화 등도 영향을 끼쳤다. 생계 등을 이유로 검사를 기피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정부가 최근 격리 인원과 격리 일수에 따라 차등 지급했던 생활지원비를 가구당 10만원 정액제로 개편했기 때문이다. 당장 일을 못하면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부의 누구 하나 나서 사과하는 사람이 없다.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날 국무총리는 공교롭게도 해외 순방을 떠났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코로나 확산 예측 실패에 사과하고, 방역지침 방향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국민의 눈에는 정부가 감염이 확산돼 빨리 정점에 이르기를 기다리며 사실상 손을 놓은 것처럼 보인다. 아니라면 해명과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