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외엔 돈 더 내라”… 넷플릭스, 계정공유 시 요금추가 추진

입력 2022-03-20 20:05

여러 명이 하나의 계정을 공유해 넷플릭스에서 저렴하게 영상을 보는 일이 앞으로 어려워질 전망이다. 넷플릭스가 한 집에 사는 가족 외에 계정 공유 시 요금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 등에서 가족 외에 계정을 공유할 경우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시범 운영한다. 스탠다드 및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자는 함께 살지 않는 사람 2명까지 계정에 추가할 수 있다. 이 경우 추가 인원은 각각 아이디, 패스워드, 개인 프로필 등을 부여 받는다. 인원 추가 가격은 2.99달러(약 3600원)이다. 아니면 공유 계정에 있던 자신의 프로필을 새로운 계정으로 옮길 수도 있다. 그동안 누적된 시청정보 등을 그대로 옮길 수 있지만, 새 계정을 만드는 것이어서 요금을 부과한다.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단속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IT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해 승인되지 않은 사용자가 다른 사람의 계정을 도용하지 못하도록 계정 확인 도구를 적용하는 테스트도 진행했다.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를 막으려고 하는 건 가입자 증가가 정체하면서 수익 하락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가족 이외 사람들과 계정을 공유하는 것은 훌륭한 TV 프로그램과 영화에 투자하는 넷플릭스의 능력에 영향을 끼친다”면서 추가 요금 부과 이유를 설명했다.

넷플릭스의 스탠다드 요금제는 최대 2명, 프리미엄 요금제는 최대 4명까지 동시 접속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이용 요금을 아끼기 위해 4명이 요금을 나눠내고 계정을 공유해 사용하기도 한다. 가입자가 계속 늘어날 때엔 넷플릭스로서도 큰 문제가 안 된다. 하지만 가입자 증가 속도가 줄면서 더 이상 계정 공유를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독료 외에 추가 재원 확보가 어려운 넷플릭스의 수익 구조를 감안하면, 지속적인 콘텐츠 투자를 위해서는 요금 인상이나 계정 공유 금지 등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