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용돈부터 농민 쌀포대까지… “힘내라! 울진” 온정의 손길

입력 2022-03-18 04:04
경북 울진 산불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울진군 제공

경북 울진군이 역대 최장기간 이어진 대형 산불로 지역 전체가 아픔에 잠겨 있는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군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개인 400여명과 사회단체 230여곳, 기업 90여곳 등에서 생수와 라면, 이불, 온열매트 등 2만여점의 각종 식품과 생필품 기부가 답지했다.

출근 전에 물품을 기부하기 위해 전북 군산에서 밤새 운전하고 새벽에 다녀간 익명의 기부자도 있었다. 초등학생들이 고사리손으로 용돈을 모아 성금과 함께 진화 현장에서 필요한 핫팩, 손편지 등을 보내오기도 했다. 충남 보령에 사는 한 농부는 “이재민들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 드렸으면 좋겠다”며 직접 농사지은 쌀 12포대를 직접 싣고 왔다. 이 농부는 “저도 수해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어 이재민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이해한다”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자원봉사자들도 지금까지 7000명이 넘게 울진을 찾아 현장에서 이재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봉사자들은 대다수가 고령인 이재민들의 손발이 돼 식사와 생활 등을 돕고, 개인 차량을 이용해 이재민의 병원 진료 지원 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재민들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봉사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진다”며 봉사자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는 등 감사의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 규모는 현재까지 1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피해 금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6시 기준 울진 산불 피해 금액은 1274억55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산림피해 1035억4200만원을 포함해 공공시설 피해가 1192억7400만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산림피해는 산불 영향구역 1만8463㏊ 중 1만46㏊만 조사를 한 상황이다.

주택 등 사유시설 피해 금액은 81억8100만원이다. 농작물은 19만4000㎡에서 피해가 났고 가축은 한우 101두, 양봉 2991군(벌통)이 전소됐다. 농작물, 임산물, 가축 피해 신고도 계속 들어오고 있어 피해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이재민은 219가구 335명이 발생했다. 산불 피해조사는 오는 20일까지 지방자치단체 자체 조사와 중앙 합동조사단 조사가 이뤄진다.

전찬걸 울진군수는 “여러 봉사자의 노력과 전국 각지에서 보내주신 정성에 감사드린다”며 “주거지 복구와 온전한 일상 회복을 위해서는 많은 지원이 필요한 만큼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울진=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