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정권교체 YS·DJ 8차례나 회동… 盧·MB 묘한 긴장감 인수인계 과정 마찰

입력 2022-03-17 04:07
국민일보DB

현직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의 청와대 회동이 무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당 후보가 대선에서 이겼을 때는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정권 이양 문제가 대통령과 당선인 회동에서 논의됐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당시 당선인의 만남이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첫 대선에서 정권을 거머쥔 노 당선인과 전 전 대통령은 대선 사흘 만에 회동했다. 두 사람은 밝은 분위기 속에서 1시간 동안 덕담을 주고받았다.

역사상 첫 정권교체였던 1997년 대선 이후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당시 당선인 간 만남은 역대 가장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두 사람은 제15대 대선 이틀 뒤인 1997년 12월 20일 청와대에서 1시간가량 오찬을 하며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특별사면과 국제통화기금(IMF) 협정 이행 등 국정 협력 관련 6개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두 사람은 대통령과 당선인으로서 모두 8차례 만난 것도 기록이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대통령과 당선인의 회동에서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2007년 제17대 대선 9일 후 이뤄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당시 당선인 간 만찬 회동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이 당선인에게 “대통령직 자체에 대한 권위와 신뢰를 지키는 데는 도움을 드리겠다”고 말하자, 이 당선인은 “후임자가 전임자를 예우하고 잘 모시는 아름다운 전통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인수인계 과정에서 정부조직 개편안 등을 두고 마찰이 빚어졌다. 이 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도 양측은 국가기록물 유출 논란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