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다음은 김정은, 핵 야망까지” 미 NYT의 경고

입력 2022-03-17 00:02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4월 25일 러시아 극동연방대학교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만찬을 한 모습을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욕타임스(NYT)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잠시 잠잠했던 북한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전 세계 이목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 쏠려 있지만 북한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16일 북한이 동해상에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사한 가운데 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진 H. 리 우드로윌슨센터 선임연구원은 전날 NYT에 쓴 기고문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무기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우린 이를 걱정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리 선임연구원은 2012년 1월 AP통신 초대 평양지국장을 지내면서 김정일 사망 직후 김 위원장의 집권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그는 최근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이러한 실험 발사는 김 위원장이 장기적으로 미래 핵 협상에서 더 많은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이제 막 시작했다. 북한과의 장기전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비교적 잠잠했던 북한은 1월에만 7번의 미사일 실험을 강행했다. 리 선임연구원은 올해가 김정은 집권 10주년이자 김정일 생일 80주년, 김일성 생일 110주년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기념비적인 해를 맞아 북한 주민들에게 새로운 고급 무기를 갖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예측불가하다고 얘기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패턴은 명확하고 오히려 아버지보다 더 야심차다”고 말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첫 10년간 4번의 핵실험, 130발 이상의 미사일 실험 발사를 수행했다. 이는 아버지 김정일이 집권 17년 동안 16개 미사일을 쏘아 올린 것과 큰 차이가 난다.

리 선임연구원은 “무기와 전쟁은 김씨 일가의 공식이지만, 김 위원장은 부친과 조부보다 더 큰 시야를 갖고 있다”며 “초현대식 전술 핵무기 구축을 촉구하는 것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여기엔 군사 정찰 위성,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도 포함된다”며 “ICBM을 위한 요소를 테스트하고 핵 실험장 지하터널도 복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리 선임연구원은 “결국 김 위원장의 의도는 미국이 외교적 관여에 나서게 하는 것”이라며 “미국 등으로 하여금 이러한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대가를 지불하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도 북한 핵 야망의 시급성을 인정하면서 일관되고 신중한 메시지를 유지해야 한다”며 “핵확산 우려에 맞서는 공동 전선을 구축하기 위해 중국을 포함한 북한의 이웃들과 합의 지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