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용 석탄 값 고공행진… 철강재 도미노 인상 조짐

입력 2022-03-17 04:06
사진=포스코 제공

제철용 원료탄(석탄) 가격이 끝을 모른 채 오르고 있다. 원료탄 가격은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6배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산 석탄의 발이 묶인 영향이 크다. 지난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철강제품의 가격 인상을 주도했던 철광석 가격이 잠잠하자, 이번에는 원료탄이 들썩이는 것이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호주산 원료탄 가격은 지난 15일 t당 662.75달러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제철용 원료탄은 지난해 5월 t당 110.69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꾸준히 상승해왔다. 이달 초 500달러를 넘어서더니, 매일 숨가쁘게 뛰어오르고 있다. 최근 보름 사이에만 t당 200달러가 올랐다.

원료탄의 급등세는 대(對) 러시아 제재로 러시아산 석탄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데 따른 연쇄작용이다. 러시아는 전 세계 석탄 생산량의 5%를 차지한다. 생산량 순위로 6위다. 1차적으로 러시아산 원료탄을 대체하기 위해 호주산 원료탄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 인상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철강업계는 이번 사태를 빌미 삼아 호주산 원료탄의 가격이 비이성적으로 오르는 점도 있다고 본다.

철광석 가격도 지난해 최고점과 비교하면 t당 100달러가량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비싸다. 지난 15일 기준 t당 135.55달러로 올해 초(122.90달러)보다 10.7% 높다. 이마저도 최근 중국 정부가 철광석 투기를 단속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하락한 가격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세로 철강업계는 제품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건설, 자동차, 조선업계와의 철강재 가격 협상에서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올 초부터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열연강판, 강관 가격을 업체에 따라 t당 2만~3만원에서 최대 10만원까지 올렸지만 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더 가파르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가와 물류비, 인건비 등이 크게 뛴 것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에도 큰 폭의 가격 인상을 감당했던 ‘수요산업’의 부담은 한층 커졌다. 후판 가격이 지난해 상반기 t당 10만원, 하반기 t당 40만원 오르면서 공사손실충당금으로만 수천억원을 반영했던 조선업계의 우려가 크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