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5채 중 1채는 소형(40㎡) 아파트였다. 규모별 거래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큰 비중이다. 거래가 늘면서 소형 아파트 가격도 지난 1년간 가파르게 올랐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시장 하향 안정세가 본격화한 지난달에 소형 아파트 가격이 가장 먼저 조정을 받았다.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 등이 변수로 작용하는 시장에서 소형 아파트가 가장 민감하게 오르내리고 있다.
16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아파트 거래규모를 조사한 결과,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1281건 가운데 전용면적 40㎡ 이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75건(21.5%)으로 집계됐다. 한국부동산원이 월간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고치다.
전용면적 40㎡ 이하의 소형 아파트 매입비중이 늘면서 가격도 치솟았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위치한 사슴3 아파트(전용면적 33.18㎡)의 경우 지난해 1월 5일 3억3200만원(13층)에 거래됐지만, 올해 1월 11일에는 4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1년간 1억3800만원(41.6%)이나 상승했다.
서울 중랑구 신내동에 위치하는 신내11 대명 아파트(전용면적 39.76㎡)는 지난해 1월 23일 3억9200만원에서 올해 1월 8일 5억2800만원으로 거래가격이 1년간 1억3600만원(34.7%) 올랐다. 도봉구 쌍문동 한양2차 전용 35㎡도 지난해 1월 2억9500만원에서 올해 1월 3억9700만원으로 뛰었다.
그러나, 상승세는 부동산시장 전반의 하향 안정세가 본격화하자 빠르게 꺾였다. 부동산원 주간 통계를 보면, 서울의 40㎡ 이하 소형 아파트 가격은 지난 1월 2주차부터 하락으로 돌아서 9주 연속 보합(0.00%) 내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85㎡ 초과 대형 아파트가 구간별로 보합에 가까웠던 것과 비교하면 소형 아파트가 조정 장세에 한층 민감한 모습이다.
앞으로 소형 아파트는 더 조정을 받을 수 있다. 시장의 하향 안정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원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에 서울 주택종합(아파트·연립·단독) 매매가격은 0.04% 하락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직후 부동산시장이 잠시 침체했던 2020년 5월(-0.09%) 이후 21개월 만에 내림세로 전환한 것이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