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집단 감염도 울산 호랑이의 기세를 막을 순 없었다. 프로축구 K리그1 1위를 질주 중인 울산 현대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대승을 거두며 조별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대구 FC는 승부차기 접전 끝에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에 승리했다.
울산은 15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2 ACL 플레이오프에서 포트 FC(태국)를 3대 0으로 제압했다. ACL 조별리그 본선 진출에 성공한 울산은 광저우 FC(중국),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 함께 I조로 편성돼 다음 달 15일부터 30일까지 말레이시아에서 조별리그를 치른다.
코로나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울산은 어렵게 선발 명단을 꾸렸다. 특히 수비진의 변화가 컸다. 미드필더 김성준을 포함해 수비 라인을 구성했다. 어린 선수들도 경기에 나섰다. 2002년생 최기윤, 1999년생 김재성 등이 출격했다. 교체 명단에는 지난 시즌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않았던 이호 플레잉코치까지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도 K리그1에서 4연승을 달리는 울산의 기세는 매서웠다. 전반 13분 선제골로 앞서갔다. 막내 최기윤이 중앙에서 이규성이 넘겨준 뒷공간 패스를 받아 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울산은 전방 압박에 이은 역습으로 상대 팀의 골문을 공략했지만 전반에는 추가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단판 승부’로 진행되는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물러설 곳이 없어진 포트 FC는 후반 공격의 강도를 높였다. 후반 초반 날카로운 크로스와 중거리 슈팅 등으로 울산의 골문을 위협했다. 울산은 엄원상과 레오나르도를 교체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후반 20분 윤일록이 왼쪽 측면에서 개인기로 수비를 제치고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살짝 넘어갔다.
포트 FC는 후반 28분 공격수 2명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울산의 수비진은 견고했고 역습은 날카로웠다. 울산은 후반 37분 추가골을 뽑아냈다. 레오나르도가 수비수의 키를 넘기는 패스를 했고, 엄원상이 침착하게 마무리 지었다. 후반 42분에는 엄원상이 얻어낸 패널티킥을 레오나르도가 성공시키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전체적인 팀의 균형이 잘 맞지 않았지만, 준비했던 것들이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환경에서 승리를 거둬준 선수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는 이날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ACL 플레이오프 부리람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두 팀은 전·후반 90분 동안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하지만 수차례 골 기회를 만들고도 서로의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양 팀 수비진의 집중력과 골키퍼의 선방이 빛났다.
연장전에 돌입했지만, 연장 후반 막판까지 0의 균형을 깨지 못했다. 선제골을 넣은 건 부리람이었다. 부리람은 연장 후반 1분여를 남겨 놓고 골을 기록했다. 이대로 끝나는가 했던 경기는 연장 추가 시간에 터진 세징야의 골로 동점이 됐다. 결국 대구는 승부차기에서 4-2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조별리그에 진출했다. 대구는 산둥 타이샨(중국),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일본), 라이온 시티(싱가포르)와 같은 조에서 토너먼트 진출을 다툰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