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운임 ‘부르는 게 값’… 수출기업, 길어지는 한숨

입력 2022-03-16 04:05

컨테이너 운임이 고공행진하면서 수출기업의 부담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난달 기준 전체 수출액의 28.7%를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행 수출 운임이 지난해 중반부터 급등하며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월별로 적게는 125%에서 많게는 496%까지 운임이 폭등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인 만큼 당분간 운임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관세청 컨테이너 수출 운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을 기점으로 장거리 수출 운임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 가는 컨테이너 운임 상승폭은 매달 전년 동월 대비 최소 10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전년 동월 대비 164.5%나 급등한 미국 서부행 수출 컨테이너 운임 상승폭은 같은 해 12월에는 247.1%까지 치솟았다. 상승폭이 약간 꺾이기는 했지만 지난달 역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8.1% 상승한 상태다.

EU행 컨테이너 운임 상승폭은 더 가파르다. 지난해 10월에 전년 동월 대비 496.0% 오르면서 정점을 찍었다. 지난달에도 261.5%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근거리 노선인 중국이나 베트남도 운임이 오르기는 했지만 월별 운임 상승률이 150%를 넘은 적이 없다. 비용 차이도 크다. 같은 크기 컨테이너 2개를 수출한다고 했을 때 지난달 기준 운임은 중국의 경우 164만원, 미국 서부는 1557만4000원으로 책정된다. 거의 1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같은 양을 수출해도 운임비용이 늘어나면 기업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 미국과 EU가 주 수출국인 기업일수록 더 힘든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미국과 유럽 수출액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4.9%, 13.8%에 달한다.

한국으로 수입되는 컨테이너 비용도 상승했다. 다만 수출 운임만큼 극적으로 뛰어오르지는 않고 있다. 대표적인 수입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1일 기준 4625.06으로 전년 동월 대비 배가량 오른 상태다. 산업부가 운임·보험료 포함 인도(CIF) 조건으로 수입 통계를 집계하는 만큼 수입액 증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수출액 대비 수입액으로 계산하는 무역수지에 부정적인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수출 운임까지 상승하면서 수출기업들의 애로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