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교회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미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돌보고 계셨습니다.”
주일이었던 지난 13일 김정용(부천 예음교회) 목사는 강단에서 코로나가 교회 공동체에 선사한 ‘특별한 선물’을 언급했다. 그는 “팬데믹 때 성도들은 전화와 SNS로 서로 안부를 묻고, 확진자에게는 필요한 물품을 갖다 주는가 하면 구역장들은 기도제목을 카카오톡으로 공유하면서 교제를 이어갔다”면서 “팬데믹은 우리 교회가 예수님께 가장 가까이 다가갔던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과연 김 목사의 고백뿐일까. 대면 접촉이 꺼려지고 외출과 여행, 각종 모임이 금지됐던 2년여 팬데믹은 세계 곳곳의 교회와 목회자에게도 ‘역설의 은혜’를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15일 기독교연합기구인 복음연합(The Gospel Coalition)에 따르면 호주와 인도, 중국 등에서 활동하는 목회자들이 팬데믹을 통해 경험한 신앙적 교훈이 소개됐다.
인도 델리에서 15년 넘게 목회를 이어오고 있는 바이블펠로우십교회 아빈드 발라람 목사는 “지난 2년은 목회 기간 가운데 가장 힘들었고 황폐한 시기였다”고 회고했다. 교인 4명이 사망하고 거의 모든 신자는 적어도 한 명 이상의 친척을 잃었다. 일부는 실직하고 월급이 줄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 시기는 (교회 공동체가) 놀라운 영적인 열매를 거둔 시기”라고 했다. 발라람 목사는 “우리 교회에서 가장 헌신적이었던 성도가 코로나로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하나님의 주권에 대해 경외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 성도들은 거의 2년 동안 물리적으로 함께 모이지 못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하나 됨을 경험했다. 이런 경험을 두고 발라람 목사는 ‘감미로운 아이러니(sweet ironies)’라고 표현했다.
머레이 캠벨(멘톤침례교회) 목사는 2005년부터 호주 멜버른에서 교회를 섬기고 있다. 멜버른은 수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혀 왔다. 그 역시 팬데믹 동안 많은 성도가 서로 섬김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와 더 가까워졌다고 했다. 캠벨 목사는 “팬데믹은 인생의 나약함을 드러냈고 자랑스러운 도시를 겸손하게 만들어줬다”면서 “우리의 연약함을 깨닫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정부의 기독교 박해가 더 심해지고 있는 중국은 어떨까. 현지에서 가정교회를 맡고 있는 장산 목사의 경우 고난은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정부가 우리를 박해할 때에도 정부의 좋은 면을 은혜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교회 한 곳을 개척한 데 이어 조만간 또 다른 교회 개척을 준비 중이다. 고난 속에서도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이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